일본선 로봇이 만든 창작물도 보호하는데…AI 저작권 문제 손도 못댄 한국
미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인공지능(AI)에 네덜란드 대표화가 렘브란트의 화풍을 가르치는 ‘넥스트 렘브란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AI 화가가 그린 작품(사진)들은 전시회를 통해 1억1265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은 AI가 음악과 그림을 창작하는 시대에 대비해 저작권과 특허법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선 저작권과 특허는 인간에게 한정하고 있다.

손승우 단국대 법학과 교수는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식재산 정책포럼’에서 “한국은 AI와 빅데이터·3차원(3D) 프린팅 등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기술뿐 아니라 이를 보호할 장치가 없다”며 “차세대 기술을 보호할 지식재산 제도를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한국은 한 해 20만건이 넘는 특허가 출원되는 세계 4위의 특허 선진국이다. 하지만 AI 특허 등록건수는 306건으로 세계 특허 중 3%에 머무는 등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대표 기술을 확보하기엔 부진하다.

특허와 관련된 제도의 정비도 늦다. AI 창작물은 물론 AI가 한 발명의 법적 보호 방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런 현상은 3D 프린팅 분야와 빅데이터 분야도 마찬가지다.

지식재산 정책 기관이 따로 떨어져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는 특허청이 특허·상표·디자인권 등 산업재산권을, 문화체육관광부는 저작권 업무를, 외교부 법무부 등이 저작권 보호·집행업무를 맡고 있다. 김흥회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융합을 핵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은 전통적 경계를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지식재산이 나타날 것”이라며 “지식재산전략 전반을 주도할 컨트롤타워로 지식재산처를 신설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