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 미세먼지로부터 건강 지키는 법

마스크는 KF80등급 이상
미세먼지에 오래 노출땐 면역력↓…물·과일·채소 충분히 섭취해야
어린이·노인·만성질환자 등은 미세먼지 속 야외활동 금물

미세먼지 무서워도 환기 꼭…공기청정기 써도 실내 농도↑
청소·조리 후엔 반드시 환기…집안서 향초 태우는 것도 삼가야
봄비 맞지 마세요…미세먼지로 오염된 비, 피부염·탈모 일으켜요

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 주의보에 파란 하늘이 그리워지는 봄이다. 국내 미세먼지의 50%는 중국발 스모그를 통해 유입된다. 중국의 석탄 사용이 늘면서 미세먼지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세먼지는 주로 화석연료를 태울 때 생긴다. 공장 자동차 등의 배출가스도 미세먼지의 원인이다.

미세먼지에는 황산염, 질산염, 암모니아, 구리 철 등 금속화합물, 탄소화합물 같은 유해물질이 많이 들어 있다. 인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초미세먼지도 문제다. 크기가 매우 작아 코나 기관지 점막에서 걸러지지 못하고 인체를 돌아다니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봄철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법에 대해 알아봤다.
봄비 맞지 마세요…미세먼지로 오염된 비, 피부염·탈모 일으켜요

먼지 영향 직접 받는 기관은 폐

황사는 중국 북부나 몽골 건조지대에서 만들어진 모래먼지가 우리나라로 불어오는 흙먼지 바람이다. 대기 중에 퍼져서 하늘을 덮었다가 서서히 내려앉으며 3~5월에 주로 생긴다.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크기인 10마이크로미터(㎛, 1㎛=1000만분의 1㎜) 이하의 먼지다. 공기 중 비교적 장시간 부유하는 고체나 액체 물질이다. 이 중 2.5㎛ 이하인 것들은 초미세먼지라고 부른다. 주로 자동차나 공장 등에서 석탄이나 석유가 연소되면서 배출된 인위적인 오염물질이다.

대기 중 오염물질이 늘면 1차적으로 질환 위험이 커지는 기관은 폐다. 산업혁명 시대에 실리카겔 노출이 늘면서 규폐증이라는 질환이 보고됐다. 석탄을 채굴하는 지역에서는 탄가루 때문에 진폐증 환자가 늘고 나무를 땔 때 나오는 불연소된 연기에 오래 노출되면 탄폐증 위험이 커진다. 시대가 바뀌면서 오염물질의 입자는 더욱 작아졌다. 이를 미세먼지라고 부른다. 미세먼지는 아직 질환과의 연관성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호흡을 통해 인체에 유입되기 때문에 폐, 호흡기, 면역계, 혈관 등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 장윤수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 질환을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진 석면도 그 인과관계가 명확히 밝혀지기까지는 20년이 걸렸다”며 “미세먼지와 질환과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밝혀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심혈관 질환 위험도 커져

미세먼지에 오랫동안 노출된 지역에서 특정한 질환자가 늘어나는 것을 토대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할 수 있다. 연관성이 높은 질환은 폐 질환이다. 차가 다니는 도로와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일수록 비흡연자 폐암 비율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중국의 광둥성 인근 지역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 폐암이 늘어 분석했더니 뜨거운 기름으로 튀기는 음식을 많이 하며 미세먼지에 노출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폐뿐만이 아니다. 유해물질을 많이 함유한 미세먼지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면역력이 급속도로 떨어질 수 있다. 감기 천식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과 알레르기성 결막염 등 안구질환, 피부질환 등의 위험이 커진다. 이보다 심각한 것은 초미세먼지다. 초미세먼지는 폐를 통과해 몸속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다 염증과 혈전(피떡)을 일으킬 수 있다. 초미세먼지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심혈관 질환, 심부전 등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커진다. 장 교수는 “미세먼지의 큰 입자는 폐에 쌓여 폐 질환을 일으킬 수 있고 작은 입자는 혈관을 돌아다니다가 혈관벽에 쌓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미세먼지가 우울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 뇌막에 쌓여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승운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교수는 “초미세먼지는 호흡기를 통해 우리 인체에 침투돼 폐의 염증을 유발하고 혈액 점성을 높인다”며 “점성이 높아진 혈액은 끈끈하게 변해 혈액순환에 문제를 일으키고 평소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서 심질환과 심부전 발병 위험이 급격히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초미세먼지는 협심증 뇌졸중 발생에도 영향을 미친다. 당뇨나 비만 등 만성질환자나 노인은 건강한 사람보다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미세먼지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미세먼지 속 운동은 금물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려면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미세먼지 단계가 ‘나쁨’일 때는 외출을 삼가고 꼭 나가야 하면 미세먼지를 막을 수 있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일반 마스크는 미세먼지 여과 기능이 없기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받은 KF80 등급 이상의 황사 마스크나 방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KF80은 미세먼지를 80% 이상 막아줄 수 있다는 의미다. 외출 후에는 손과 몸을 깨끗이 씻고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먼지를 걸러내는 호흡기 점막이 건조하면 미세먼지가 몸속으로 침투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는 몸속 염증수치를 높일 수 있다. 항산화 기능을 하는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미세먼지가 있는 날에 등산 자전거 조깅 등의 운동을 하는 것은 건강을 해치는 행동이다. 운동할 때는 평소보다 호흡량이 많아진다. 운동을 30분 이상 지속하기 때문에 미세먼지와 유해물질이 몸속으로 들어올 가능성도 높아진다. 건강을 챙기기 위해 하는 운동으로 건강을 망칠 수 있다. 소아, 노인, 천식 등 호흡기질환자는 특히 삼가야 한다.

비를 맞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미국의 기후학자 랜디 체르베니는 1979~1995년 대서양 연안의 강우 기록을 분석해 토요일 강우량이 월요일보다 평균 22%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 원인을 환경오염에서 찾았다. 대도시의 환경오염 수치는 주말이 될수록 높아지고 공기 중 먼지와 오염물질이 대기를 불안정하게 해 구름과 비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봄비에는 미세먼지에 있는 중금속 등이 녹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배근주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중금속에 오염된 비를 맞으면 피부질환이나 염증 반응이 생길 수 있고 심하면 피부염이 발생해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며 “비 오는 날 외출할 때는 우산을 꼭 쓰고 가급적 긴소매 옷을 입어 황사 먼지나 비가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했다.

실내 냄새를 제거하려고 향초를 태우는 것은 피해야 한다. 담배를 피우고 실내로 들어갈 때는 10분 정도 산책하고 들어가야 한다. 공기청정기업체 블루에어가 실내 공기 중 미세먼지를 측정했더니 흡연자가 담배를 피운 직후 실내로 들어갔을 때는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이 들어갔을 때보다 초미세먼지 수치가 5배 정도 높았다. 담배를 피운 뒤 10분 정도 바깥에서 시간을 보내고 들어갔을 때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세먼지가 심해도 틈틈이 환기는 해야 한다. 공기청정기 등을 활용해 공기 중 오염물질을 거른다 해도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출 수는 없다. 창문을 걸어 잠그고 환기하지 않으면 실내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 사무실이나 실내 공간에서 졸음이 쏟아지는 것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졌기 때문일 수 있다. 환기하기 가장 좋은 때는 비가 온 뒤다. 공기 중 오염물질이 씻겨 내려가 미세먼지 농도가 옅어지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청소나 조리를 한 뒤에도 반드시 환기해야 한다. 실내에 먼지가 쉽게 쌓일 수 있는 카펫이나 아이들의 인형 등은 정기적으로 세탁해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도움말=장윤수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나승운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교수, 배근주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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