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고령사회에 진입한 국가다. ‘노숙자와 야쿠자(폭력배)도 늙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올 정도로 고령화 문제가 사회 전 부문에 퍼져 있다. 2007년 이후 줄곧 인구까지 감소하면서 일본 정부는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고령화 대책의 골자는 ‘부양에서 자립으로’ 발상 전환, ‘인구 1억명 마지노선 사수’다.

총인구 가운데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규정한다. 2015년 말 일본은 전체 인구 1억2711만명 중 26.7%인 3392만명이 65세 이상이다. 75세 이상만 전 인구의 12.9%인 1641만명에 달한다.
[준비하면 고령사회 재앙 없다] "노숙자·야쿠자도 늙었다"는 일본…고령화대책 핵심은 '부양→자립'
2005년 처음으로 순감소로 전환한 일본 인구는 2007년부터 10년 연속 줄었다. 급격한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과거 경제성장기에 구축한 사회 인프라와 복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위기에 처했다. 공적연금 및 사회보장 재원 마련을 둘러싼 불안이 커지고 무연고 사회 같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단카이 세대’라고 불리는 1947~1949년생이 75세 이상에 접어드는 2030년 사회보장 관련 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4배 수준인 2000조엔에 육박한다. 국민연금으로 나가는 돈이 1262조엔, 의료비가 458조엔, 요양 등 간병비가 247조엔 등이다.

상황이 악화하자 일본 정부는 ‘인생 90년 시대’를 전제로 2012년 ‘고령사회대책대강’을 마련했다. 1995년 제정한 옛 고령사회대책대강이 노년층을 시혜적 대상, 부양 대상으로 상정한 탓에 재정 부담이 급속도로 커져 결국 정책의 근본 틀을 바꿨다. 65세 이상 노인도 근로 의욕과 능력을 갖췄을 경우 취업을 적극 지원토록 했다. 고령자가 일하기 쉬운 다양한 고용 형태를 창출하고, 컴퓨터 등을 활용한 재택 근무자 수도 늘리도록 했다.

후생성 산하 국립사회보장 인구문제연구소에선 2060년까지 인구 1억명 선을 사수한다는 목표(1억 총활약) 아래 30년 가까이 출산장려 지원, 육아·복지 지원, 의료보험제도 개선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15년엔 1억 총활약 전담 장관을 임명하고 전담 조직을 만들어 보육과 노인 간병, 고령자 취업 등을 지원토록 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