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구치소서 구속 후 검찰 첫 조사…유영하 입회해 변호·조언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에 대응해 핵심 변호인으로 유영하(55·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를 고수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대안 부재'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측면보다는 박 전 대통령의 스타일상 유 변호사의 조언에 여전히 크게 의지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4일 박 전 대통령 구속된 후 처음 진행한 검찰 조사에 유 변호사가 변호인 자격으로 신문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 변호사는 전날 오전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박 전 대통령을 접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4일에는 검찰 수사팀보다 일찍 구치소에 도착해 대기했다.

그는 작년 하반기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이하 특수본)가 최순실 게이트 수사에 착수한 직후부터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의 핵심으로 활동해왔다.

최근 검찰이 특검으로부터 수사를 넘겨받은 후에는 친박 정치인 출신인 손범규(51·연수원 28기) 변호사가 참여했고 채명성·정장현·황성욱·위재민·서성건·이상용·최근서 변호사까지 모두 9명이 선임계를 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탄핵심판 사건 때 대리인으로 활동하던 이들이다.

박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고 최근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까지 발부되면서 법조계에서는 변호인의 대응 전략이나 역량에 대한 의문을 표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 구속 이후 대부분 언론과의 접촉도 사실상 끊었다.

구속 후 첫 조사를 하루 앞둔 3일 올케인 서향희(43·사법연수원 31기) 변호사가 서울구치소를 방문하면서 변호인 교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서 변호사는 30분도 안 돼 구치소를 떠났고 4일 조사에는 유 변호사가 여전히 자리를 지켰다.

특수본은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 한웅재(47·사법연수원 28기) 부장검사와 그를 보조하는 검사, 여성 수사관을 보내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피의자 신문 중이다.

검찰이 전직 대통령을 구치소에서 조사하는 것은 1995년 말 1996년 초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이후 21년여 만이다.

조사는 오전 10시께 시작됐으며 박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등 13가지 혐의를 받는 점을 고려할 때 4일 외에도 몇 차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왕연합뉴스) 이세원 강영훈 기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