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보안상 문제 등 이유로 구치소 '출장조사' 가능성 커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 이틀째에 접어든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이후 첫 조사는 다음 주 초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형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경호·보안 등 문제를 고려하면 검사와 수사관을 구치소로 보내는 '출장조사'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1일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주말 동안 그간의 수사 내용을 검토하고 숨 고르기를 한 뒤 다음 주 초께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할 방침이다.

박 전 대통령은 298억원 뇌물수수 등 13가지 범죄 혐의로 31일 새벽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됐다.

수용자 번호 '503번'을 달고 3.2평 규모의 독방 생활을 시작했다.

구속 기간은 1차 열흘에 한 번 연장해 최장 20일까지 가능하다.

이에 따라 검찰은 다음 달 19일까지 박 전 대통령을 구속 상태로 조사할 수 있지만, 17일 시작하는 대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 재판에 넘길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관측이다.

현직 대통령도 아니고 구속까지 한 상태에서 조사를 미룰 이유가 없는 만큼 검찰은 추가 조사를 통해 기소 전 혐의 입증에 주력할 계획이다.

다만 갑작스럽게 낯선 환경에 처한 박 전 대통령에게 당장 진술을 요구하는 게 실익이 없을 수 있어 마음을 추스를 시간을 주고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조사를 진행할 전망이다.

조사는 박 전 대통령이 호송차를 타고 검찰청사로 나오거나, 검찰이 검사 등을 구치소로 보내는 방식 중 하나로 진행된다.

수사본부 한 관계자는 "조사를 어떤 방식으로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여러 가능성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청사로 나오면 지난달 검찰 출석이나 법원 영장심사 출석 때처럼 경호·보안 관련 대비가 우선 이뤄져야 하는 만큼 검찰 측이 구치소에 직접 찾아가는 방식이 더 적합하고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구치소와 검찰청을 오가는 과정이 검찰·법원 출석 때처럼 언론에 그대로 노출되는 데 대해 박 전 대통령이 부담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출장조사' 쪽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강애란 기자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