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 앞 200여명 집결…헌법재판소·검찰·언론 싸잡아 비판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지 하루가 지난 28일 자택 앞에 모인 지지자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태극기를 손에 쥐고 박 전 대통령의 집 앞에 모인 지지자 200여명(오후 4시 기준)은 검찰의 사전 구속영장 청구 결정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지지자 일부는 전날에 이어 취재진을 폭행하거나 소리를 치며 욕설을 퍼붓는 등 언론을 향한 불신을 강하게 드러냈다.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는 이날 오후 2시께 자택 앞에서 '법원은 박근혜 대통령 영장 기각하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주 대표는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해도 황 대행이 얼마든지 선거 뒤로 연기할 수 있었는데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이 장관부터 총리까지 임명시켰는데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특검과 검찰이 아무리 파고 파도 대통령은 단돈 10원도 받지 않았다"며 "대통령 되어서 떠날 때 집에 쓰던 퐁퐁 남은 것까지도 다 가져가 청와대에서 쓰시는 분"이라고 뇌물죄 혐의를 받는 박 전 대통령을 두둔했다.

또 "가정의 살림살이도 여자가 잘해야 하는 것이고 국가의 살림살이도 여성대통령이 잘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여성대통령을 발가벗겨서 구치소에 가둬 수의 입기를 바라는 국민이 얼마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원을 밝히지 않고 자유발언에 나선 한 중년 여성은 "우리나라 위안부들이 일본군한테 어떻게 당했느냐"며 "대통령이 검찰 조사받으러 갈 때는 보내줬지만 이번에 가면 몸수색한다.한 번은 보내드려도 두 번은 못 보내 드린다"고 말했다.

월드피스자유연합은 박 전 대통령의 집에서 직선거리로 150m 떨어진 대로변에서 집회를 개최하고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전면 불복하고 청와대로 즉시 복귀해야 한다"며 "헌법을 위반한 헌법재판관을 구속해 수사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집으로 들어간 외부인사는 미용과 화장을 담당하는 정송주·매주 자매와 가사도우미가 유일했다.

두 자매는 오전 7시45분께 박 전 대통령의 집에 들어갔다가 9시5분께 나왔다.

당초 예상과 달리 박 전 대통령 변호를 맡은 유영하(55·연수원 24기) 변호사는 자택을 찾지 않았다.

30일 오전으로 예정된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 여부를 변호인 측이 밝히지 않은 상태라 박 전 대통령이 이날 유 변호사와 면담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run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