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씨, 앞선 최씨 재판서 불리한 증언 쏟아내 '저격수' 역할
'동계영재센터 운영책임' 설전…최씨 '작심발언' 할까 주목

'비선 실세' 최순실(61)씨가 17일 함께 기소돼 재판을 받는 조카 장시호(38)씨의 혐의 사실을 증언하기 위해 법정에 선다.

앞서 장씨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운영 책임을 최씨에게 미루는 증언을 한 바 있어 두 사람의 '책임 공방' 2회전이 될지 주목된다.

이제까지 재판에선 주로 장씨가 이모 최씨의 재판에서 폭로성 증언과 진술을 쏟아내는 '저격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최씨가 이번 증언 기회를 '반전 무대'로 삼을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17일 최씨와 장씨, 김 종(56)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공판을 열고 최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한다.

최씨는 장씨, 김 전 차관과 함께 영재센터 후원금 명목으로 삼성그룹에서 총 16억2천800만원을 받아낸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로 함께 재판을 받고 있지만, 이날은 증인 자격으로 법정에 설 예정이다.

최씨는 조카인 장씨가 '재능 기부' 형태로 은퇴한 운동선수들이 스포츠 영재를 육성하는 사업을 구상해 조언을 해줬을 뿐 영재센터 설립·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장씨는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최씨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며 책임을 일부 회피하는 입장이다.

장씨는 10일 같은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서 '영재센터 오너는 최씨가 맞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맞다"고 답하는 등 최씨에게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히 장씨는 최씨의 지시로 영재센터 예산을 짜기 위해 2015년 7월 최씨의 집에 갔다가 A4 용지에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대기업 회장들 사이 독대 순서가 적힌 것을 우연히 봤고, 이를 그림으로 그려 특별검사팀에 제출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따라 이날 재판에서도 최씨와 장씨가 서로의 책임을 지적하며 폭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자신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조카를 날카로운 눈초리로 지켜봤던 최씨가 증언대에서 '작심 발언'을 할지, 발언을 내놓는다면 어떤 내용일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jae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