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공소사실 대부분 인정
법원서 뒤집히면 신뢰 타격
헌재 결정, 법정서도 똑같을까?

헌법재판소는 지난 10일 최순실 국정개입 허용과 권한남용 등을 이유로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검찰의 공소 내용을 대부분 사실로 받아들였다. ‘비선 실세’ 최씨의 이익을 위해 재단을 세워 기업들의 돈을 받고 최씨에게 비밀 문건을 유출했다는 내용 등이다. 이에 따라 형사재판이 열리고 있는 법정에서 헌재 판단과 같은 판결이 나올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의 선고가 일선 법원에 사실상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진행 중인 재판이나 향후 열릴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부장판사 출신인 대형로펌 변호사 A씨는 “헌재가 인정한 사실관계를 법원이 뒤집기는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직 부장판사 B씨도 “탄핵심판은 단심제기 때문에 훗날 사실관계가 바뀌더라도 되돌릴 수 없다”며 “법원이 이런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헌재의 결정은 형사재판과 달리 헌법수호 의지와 국민 신뢰 등을 따지는 만큼 법원의 판결이 어떻게 나든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헌재가 인정한 범죄 혐의 중 일부가 일선 법원의 형사재판에서 뒤집히면 헌재는 신뢰에 상처가 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헌재가 증거분석과 토론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결정문에 적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나중에 법원 판결문이 헌재 결정문과 다르면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헌재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대해 “두 재단의 임직원 임면, 사업 추진, 자금 집행, 업무 지시 등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은 피청구인(박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이 했다”고 밝혔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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