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축제 분위기 속 "이젠 박근혜 구속"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결정이 내려진 다음날인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은 ‘흥겨운 축제’였다. 광장을 찾은 시민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며 대통령 탄핵을 축하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 국민행동‘(퇴진행동)’은 ‘모이자! 광화문으로! 촛불 승리를 위한 20차 범국민행동의 날’을 주제로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0차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부터 광화문 광장은 대통령 탄핵을 축하하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박근혜 없는 3월! 우리 이제 꽃길만 걸어요”라 적힌 플래카드가 걸린 꽃으로 장식된 길도 마련돼 있었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실수로 분홍색 헤어롤을 달고 온 것을 흉내 낸 시민도 있었다.헤어롤을 단 이모씨(42·여)는 “이 재판관 머리에 있던 헤어롤은 창피한 것이 아니고 여자들 사이에 흔히 있는 일”이라며 “현명한 결정을 내린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탄핵 축하 전’도 광장에 등장했다. 전을 시민들에게 나눠준 권청기 씨(52)는 “잔치에 전이 빠져선 안 된다 생각해 부추 100㎏ 분량의 전을 무료 나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본집회에선 “박 전 대통령 구속” “황교안 권한대행 퇴진” 등의 구호가 잇따랐다. KTX 해고 승무원 김승하씨는 비정규직 철폐를 외쳤다. 그는 “2004년 KTX가 개통되면서 승무원으로 일하다 해고됐다”며 “1년만 일하면 철도공사 정규직으로 고용된다고 했지만 거짓말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수근 청년당 공동위원장은 “박근혜는 끝났는데 시청에선 아직도 태극기를 휘날리며 관제데모와 백색테러를 하고 있는 세력이 있다”며 태극기 집회를 비난했다.

주최 측은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 참가자 등의 돌발 행동을 우려하고 있다. 무대에서는 “인화 물질을 든 사람을 보게 되면 진행팀에 알려달라”는 공지가 나오기도 했다.

퇴진행동은 2주에 한번꼴로 대규모 주말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주최 측은 “오는 25일과 4월15일에도 대규모 촛불집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