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국민저항운동본부는 11일 성명서를 내고 “전날 집회의 폭력 사태는 헌법재판소와 경찰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말도 안 되는 사유로 탄핵을 주도한 국회와 검찰, 특검, 헌재는 오직 손에 든 것이라고는 태극기 하나 뿐인 우리의 인내의 한계를 시험해 급기야 사람이 죽고 아스팔트 위에 피가 뿌려지는 참극을 야기했다”며 “어제의 희생은 태극기를 든 국민의 정당한 헌재 방문을 막은 경찰 측에 1차적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일 헌재의 탄핵 인용 선고 이후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이 헌재로 향하면서 경찰과 출돌하는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하고 6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폭력 사태를 막기 위해 투입된 경찰 33명도 부상을 입었다.

경찰이 공식 확인한 사망자는 3명으로 늘었다. 전날 집회에 참가했다가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던 70대 이모씨도 이날 새벽 6시39분 사망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망 원인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전날 집회 참가자 김모씨(72)는 정모씨(65)가 경찰버스를 탈취해 차벽을 추돌하는 과정에서 경찰 소음관리차량에서 떨어진 스피커에 머리를 맞고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전날 오후 6시30분께 서울 도봉구에서 용의자 정씨를 긴급체포했다.

국민저항운동본부 측은 폭력 사태에 대한 반성은커녕 추가적인 폭력 사태를 암시하기도 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국민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방해하는 자는 누구에게나 처절하게 저항해 태극기를 든 애국열사님들께서 죽음으로 흘린 피의 대가를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원진 자유한국당 의원은 탄핵무효 집회 무대에 올라 세 명이 사망한 건 경찰의 책임이라고 주장하면서 참가자들과 함께 '서울지방경찰청장을 파면하라' 구호를 외쳤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