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선고 결과에 따라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면서 그동안 수사를 미뤄온 검찰이 언제 본격적으로 나설지에 관심이 쏠린다.

탄핵심판 인용으로 5월 9일이 조기 대선일로 유력하게 꼽히는 가운데 수사 시기와 관련한 검찰의 선택지는 대선 전과 후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대선을 앞두고는 있지만 검찰이 수사를 최대한 신속히 진행하는 선택을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검찰이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대면조사와 기소를 다음 달 초까지 신속히 끝낸다면 오히려 박 전 대통령 처벌을 둘러싼 국론 분열을 줄이고 대선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차기 정권에 부담을 줄인다는 장점도 있다.

'최순실 게이트' 사건 관련자 수십명이 줄줄이 구속 또는 불구속 상태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관계와 범죄 혐의 확정을 위해 박 전 대통령 본인 수사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라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검찰 개혁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에서 검찰이 불필요한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신속한 수사를 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촛불 민심이 가열되자 검찰은 최순실 의혹 수사에 전력을 다해 최씨 공소장에 박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적시한 바 있다.

이와 달리 박 전 대통령 수사가 대선 정국에 민감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조사와 기소를 대선 이후로 미루는 방안도 거론된다.

구속수사까지도 검토될 수 있기 때문에 '촛불'과 '태극기'로 대표되는 국론 분열이 더욱 극단으로 치닫을 수 있다.

검찰은 물론 야권도 정치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사안이 다르긴 하지만 1997년 10월 당시 대통령 후보이던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 비자금 의혹 고발사건 수사와 관련해 김태정 당시 검찰총장이 대선 전에 그간 진행되던 수사를 중단하고 대선 이후로 미룬 전례가 있다.

결국 수사 시기의 최종 결정은 김수남 검찰총장과 이영렬 중앙지검장 등 검찰 수뇌부의 결심에 달렸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대선이 끝나면 차기 정권이 법무장관과 새 검찰총장을 임명하고 주요 수사부서장도 바뀔 수밖에 없다"며 "검찰 지도부 입장에선 현 체제에서 조기 승부를 겨루느냐 아니면 차기 정부로 수사를 넘기느냐의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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