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태평양은 디지털 금융, 인공지능(AI), 모빌리티, 헬스케어 등 신산업 분야에서의 탁월한 성과를 바탕으로 매출액 4000억원(해외·특허법인 포함)을 달성했다. 국내 법무법인 최초의 기록이다. 태평양은 6년 연속 ‘글로벌 200대 로펌’에도 이름을 올렸다. 매출액 기준 173위로 국내 로펌 중 두 번째다.태평양은 새롭게 제기되는 법률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리스크 자문본부를 발족하고 공정거래형사대응센터, 글로벌 기술분쟁 대응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대응팀, 조세범죄 수사대응팀, 인도 태스크포스(TF) 등을 선제적으로 구성했다.최근에는 AI 등 신기술 관련 통합법률 자문을 제공하는 신기술·신사업 대응센터와 글로벌 미래전략센터를 출범하는 등 다양한 규제 이슈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권용훈 기자
“일등 로펌이 아닌 일류 로펌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는 단순히 매출 성장이 아닌 가치 성장을 이루겠다는 뜻입니다.”강석훈 법무법인 율촌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9기·사진)는 “인공지능(AI)를 활용한 리걸테크 선두 주자로서 질적인 성장을 통해 ‘일류 로펌’이란 시장 인식을 확고히 다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요 로펌 가운데 후발주자인 율촌은 1997년 설립 이래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사상 최대인 328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2018년 2000억원대 매출을 돌파한 지 5년 만의 성과다. 로펌 간 합병으로 몸집을 불려온 다른 곳들과 달리 온전히 내부 구성원이 만든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강 대표변호사는 “앞으로 로펌 업계 전반에서 지금까지와 같은 높은 성장률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잠재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진 저성장기에 기업이 주요 고객인 로펌의 성장세도 덩달아 더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는 로펌도 가치 성장을 추구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최근 이인용 전 삼성전자 사장을 가치성장위원장으로 영입해 일류로펌으로 나아가기 위한 질적 성장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강 대표변호사가 리걸테크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율촌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AI로 내부 지식관리 데이터를 분석해 소속 변호사에게 자료를 제공하는 정보기술(IT) 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40TB(테라바이트) 규모의 내부 법률 데이터를 학습시켜 챗GPT 등 범용 AI에 비해 오류나 환각(거짓 정보를 사실처럼 제공)이 발생할 가능성을 확 낮췄다.2019년 2월 총괄대표직에 오른 강 대표변호사는 3년 임기를 마치고
법무법인 율촌은 게임산업 내 법률 이슈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2015년 게임산업팀을 신설했다. 이 팀은 게임산업에 대한 전문 지식과 실무 경험 갖춘 전문가들을 앞세워 지식재산권(IP) 컴플라이언스 및 분쟁, 규제, 등급 분류, 조세 이슈 등 다방면의 종합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율촌 게임산업팀은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중심으로 게임회사에 최적화된 법률 자문뿐만 아니라 저작권, 부정경쟁행위, 영업비밀 침해 등 다양한 분쟁에 대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율촌 관계자는 “게임산업팀은 산업과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게임산업과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된 메타버스 등 새로운 시장에서도 고객 맞춤형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게임산업팀은 국내 게임회사 사내변호사 출신의 이원석 변호사가 이끌고 있다. 이 변호사는 작년 5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임기 3년)으로 활동할 정도로 게임산업에 대한 전문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밖에 문체부에 30년 이상 근무한 행정전문가인 김기홍 상임고문, 등급 분류 관련 소송을 다수 수행한 황정훈 변호사, 한국게임산업협회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용민 변호사, 국세청과 게임회사를 거친 채종성 세무사 등이 주요 구성원이다.율촌 게임산업팀은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재판에서 승소하며 실력을 입증하고 있다. 최근 P2E(play to earn) 게임물 등급분류결정취소처분 취소 소송 2건에서 게임물관리위원회를 대리해 모두 승소 판결을 끌어냈다. 이 소송은 가상화폐를 지급하는 P2E 게임물의 게임산업법 위반 여부를 가리는 게 쟁점으로, 재판 결과가 향후 P2E 게임 규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