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낭비 논란을 빚는 경북 안동시의회 신청사 공사 비용이 8년 사이에 50억원 가깝게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시의회가 청사 신축을 두고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예산만 증가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7일 안동시의회, 안동시 등에 따르면 최근 공사에 들어가 내년 6월 준공예정인 시의회 청사 신축비는 115억원이다.

맨 처음 신축에 나선 2009년 4억6천여만원을 들여 한 실시설계용역에서 나온 공사비 견적 67억원과 비교하면 건물 규모(지하 1층, 지상 4층)는 같은데 48억여원이나 늘었다.

또 앞으로 공사 속도, 자재 가격 변동 등을 고려하면 전체 신축비용은 2009년보다 5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는 2009년 청사 신축이 호화청사 논란과 당시 안전행정부 반대로 무산된 뒤인 2011년 의원사무실 마련 등을 내세워 의회가 통째로 쓰던 안동시청 본관 3층을 리모델링했다.

리모델링에만 5억2천여만원이 들었다.

또 수억원으로 집기 등을 새로 마련했다.

그러나 신청사 공사로 수억원이 들어간 리모델링 비용 등을 전부 낭비한 셈이 됐다.

1차례 청사 신축 무산, 의원사무실 등 리모델링, 건립 재추진 등으로 이어지는 근시안적 결정으로 낭비하는 예산만 6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비판이 의회 안팎에서 나온다.

시민 권모(45)씨는 "시청 주차장 터에 짓는 청사를 얼마나 호화판으로 짓기에 10년도 안 되는 기간에 공사비가 50억원이나 늘어났는지 이해하는 시민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김성진 안동시의회 의장은 "사무실 리모델링 비용 등을 아끼지 못한 것에 안타깝게 생각한다.

집행부 업무공간 부족 등을 무시할 수 없어 청사를 짓기로 했다"며 "집기 등을 최대한 재활용해 예산을 절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동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lee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