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분양 43가구에 전직 고위 공직자·기업인 수두룩

안종범(57·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에게 엘시티 사업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하나은행이 참여해달라고 청탁한 사실이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 검사는 7일 엘시티 비리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안 전 수석이 2015년 7월 업무 수첩에 엘시티 민원 관련 메모를 한 것이 맞다"고 밝혔다.

해당 메모는 '해운대 LCT fund POSCO', '중국 X'와 '하나은행 김정태'이다.

부산지검 특수부가 안 전 수석과 엘시티 시행사 실질 소유주 이영복 회장, 김 회장 등을 조사한 결과 안 전 수석이 김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하나은행이 엘시티 PF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 전 수석의 청탁은 하나은행 실무진이 반대 의견을 내는 바람에 성사되지는 않았다.

이와는 별도로 엘시티 이 회장이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나 이장호 전 BS금융지주 회장에게도 "하나은행이 엘시티 PF 대주단에 참여하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한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다.

현 전 수석과 안 전 수석은 이와 관련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진술했고, 엘시티 이 회장과 안 전 수석은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했다고 윤 차장검사는 밝혔다.

윤 차장검사는 "엘시티 이 회장이 현 전 수석을 통해 안 전 수석에게 청탁을 해서, 안 전 수석이 하나금융그룹 김 회장에게 엘시티 PF 관련 청탁을 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특혜분양 의혹이 있는 엘시티 43가구 중 38가구는 엘시티 이 회장이나 이 회장 가족의 지인들이 분양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에는 전직 고위 공직자와 지역 기업인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또 당시 현직 공직자로는 정기룡(60) 전 부산시장 경제특보가 이 회장 소개로 특혜분양을 받았으며, 나머지 4가구는 이 회장의 특수관계 회사 관계자와 언론인 1명 등이 부적절한 방법으로 분양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와 관련 엘시티 이 회장을 주택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지만, 분양받은 사람들은 불법인지 몰랐기 때문에 처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osh998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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