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개입 정황 등 특검팀 수사 내용 변론에 반영 예정"

박영수 특검팀의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가 마무리되면서 선고가 미뤄졌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무효 청구 소송이 재개된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6부(함종식 부장판사)는 다음 달 10일 삼성물산 합병 무효 청구 소송의 변론을 재개한다.

법원은 당초 이 사건 선고를 지난해 12월로 예정했지만, 특검이 관련 의혹 수사에 착수한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본 뒤 추가 심리를 진행하기로 했었다.

삼성 측이 두 계열사의 합병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청와대 청탁 등 합병과정에 부정한 방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이를 조사한 특검의 수사결과를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특검은 그동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청탁이 있었는지, 청와대 지시로 국민연금공단이 손해를 감수하고 합병에 찬성했는지 등을 수사해왔다.

경영권을 승계받기 위해 두 계열사의 합병이 필요했던 이 부회장이 최씨를 지원하는 대가로 청와대에 청탁했고 이에 따라 국민연금공단이 합병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다는 게 특검의 주장이다.

특검은 이 같은 수사결과를 토대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두 차례 청구한 끝에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았고 지난달 28일에는 뇌물공여 등 혐의로 이 부회장을 재판에 넘겼다.

소송을 낸 삼성물산의 옛 주주인 일성신약 등은 재개된 변론기일에 이 같은 특검의 수사 내용을 토대로 합병과정에 삼성물산의 가치가 고의로 저평가됐다는 주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일성신약 측 변호인은 "소액주주로서 합병과정에 어떤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 밝혀내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며 "재판부 역시 이 같은 배경에서 특검 수사결과를 확인하고 판결 전 변론을 재개한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지금까지 특검 수사에서 국민연금공단의 개입 정황 등 합병과정에서의 부적절한 부분이 확인된 만큼 이를 토대로 변론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청와대에 합병 승인을 위한 청탁을 한 적이 없고 강요 때문에 최씨를 지원한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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