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당퐁당' 재판…'최순실 사업안' 짠 서기관·'돈 관리' 비서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재판이 '집중 심리' 방식으로 열리는 가운데 이번주에는 최씨의 이권 챙기기와 자금 관리를 증언할 증인들이 나온다.

1주일에 서너 번씩 재판하는 강행군을 해온 법원은 금주에는 하루건너 하루 재판을 하면서 '숨 고르기'에 나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다음 달 3일 최순실(61)와 조카 장시호(38)씨, 김 종(56)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재판에 문체부 서기관 정모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정 서기관은 김 전 차관으로부터 '최순실 예산'이 집행될 수 있도록 협조하라는 부당한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스포츠클럽 운영에 문제가 있으니 이 클럽들을 총괄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개선안을 만들라는 지시였다.

문체부는 지난해 지역 스포츠시설을 거점으로 전국 26개소에서 운영하던 '종합형 스포츠클럽' 사업을 전면 개편하는 내용의 K-스포츠클럽 사업을 추진했다.

최씨가 실질적으로 지배한 K스포츠재단에 K-스포츠클럽 운영권을 맡기려고 김 전 차관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날 재판에는 최씨의 비서로 알려진 엄모씨도 증인으로 나온다.

엄씨는 장씨의 추천으로 최씨의 밑에서 일하며 자금 관리를 담당한 인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또 27일에는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 아모레퍼시픽 김모 전무, 두산그룹 김모 사장, 포스코 최모 부사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CJ, LG유플러스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던 앞선 공판과 마찬가지로 기업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하게 된 과정을 둘러싸고 검찰과 최씨가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매주 3∼4차례 넘게 열려 강행군을 이어온 '국정 농단' 관련 재판은 2월 말 3월 초 주간에 2차례 진행되며 숨을 고른다.

휴일인 삼일절이 있고 몇몇 증인의 신문이 불발된 점이 영향을 줬다.

당초 재판부는 28일에도 공판을 열고 이른바 '고영태 파일'에 등장한 김수현(전 고원기획 대표)의 지인 이모씨를 소환하려 했지만, 소환장이 전달되지 않아 무산됐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jae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