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스위스 엔지니어링업체 ABB의 한국법인 임원이 35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하고 도주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23일 충남 천안서북경찰서에 따르면 ABB코리아 자금담당 상무 오모씨(58)가 2015년 2월부터 최근까지 73차례에 걸쳐 회사공금 357억원을 개인 통장과 별도 계좌로 빼낸 뒤 해외로 출국했다.

오씨는 회사 내부 문서를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갑자기 잠적한 뒤 홍콩으로 도주했다. 회사 측은 오씨가 사라진 이유를 조사하다가 자금 횡령 사실을 알게 돼 지난 8일 경찰에 고소했다. 오씨는 홍콩으로 이미 출국한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오모씨 개인 계좌와 제3의 계좌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해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오씨의 횡령으로 회사가 입은 직간접 손실이 1억달러(약 1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오씨가 입국하면 즉시 통보하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오씨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인터폴과 공조해 수사하고 있다.

천안=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