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에서 내려다본 김해 가야테마파크 전경
상공에서 내려다본 김해 가야테마파크 전경
지난 19일 김해시 어방동 분성산 자락에 있는 가야테마파크.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 때문인지 공연장과 태극전 등 옛 가야왕궁을 재현해 놓은 테마파크 곳곳이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가족과 나들이 왔다는 김정미 씨(43)는 “아이들 공부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가 많아 자주 찾는 편”이라며 “가야 유적이 모여 있는 김해 옛 도심은 그 자체가 현장 학습장”이라고 말했다.

◆가야문화축제 5일간 145만명 찾아

[대한민국 도시 이야기-경남 김해] '가야 왕국' 스토리텔링…10억 들여 '560억 축제' 키워 낸 김해
2015년 5월 문을 연 가야테마파크는 김수로왕이 서기 42년 창건한 대가락국(금관가야)의 역사를 바탕으로 놀이·체험시설을 조성한 곳이다. 18만5000여㎡ 부지에 가야왕궁과 철기문화 체험장 등이 들어선 김해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개장 이후 지금까지 73만여명이 다녀갔다. 누적 매출은 40억원을 넘어섰다. 이홍식 가야테마파크 사장은 “약 2000년 전 철기문화로 융성했던 가야문화 유산에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결합해 꾸민 테마파크”라며 “낙동강레일파크·김해천문대와 함께 1000만 관광객 시대를 열 중추 시설”이라고 말했다.
가야문화축제의 뱃놀이 체험(사진 위)과 불꽃놀이
가야문화축제의 뱃놀이 체험(사진 위)과 불꽃놀이
[대한민국 도시 이야기-경남 김해] '가야 왕국' 스토리텔링…10억 들여 '560억 축제' 키워 낸 김해
매년 봄 열리는 가야문화축제도 김해를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 꼽힌다. 김해시에 따르면 지난해 4월20~24일 닷새간 열린 가야문화축제에는 145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관람객 중 김해지역 거주자는 90만450명, 외지인은 54만9550명이었다. 이들이 지출한 금액은 562억5800만원으로 집계됐다. 김해시가 이 축제에 들인 예산은 약 10억원이다. 비용 대비 경제효과가 56배 이상인 셈이다.

김해시는 도시 곳곳에 있는 문화유산에 스토리를 입혀 관광자원화하고 있다. 김해 김씨 시조인 김수로왕릉과 수로왕비릉, 가야 유물로 가득한 국립김해박물관·대성동고분박물관, 가야 토기 전통을 바탕으로 한 ‘클레이아크(Clayarch) 김해미술관’이 대표적이다.

◆가야고분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올해 1000만 관광객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한 김해시의 야심찬 도전 뒤에는 ‘가야왕도’라는 자부심이 깔려 있다. 도시 브랜드도 지난해 말 ‘김해 포 유(Gimhae for You)’에서 ‘가야왕도 김해’로 바꿨다. 김해시는 이 브랜드를 앞세워 도시 전체를 역사·문화로 포장하는 ‘가야왕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국비 지원을 받아 2035년까지 총 2851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가야 역사의 정체성에 역사문화도시라는 스토리를 입히는 로드맵 작성에 105억5000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경주·공주·부여와 고대 삼국 협약체제도 구축한다.

경남역사교육체험관 설치와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이전, 가야시민광장 조성 등 가야사 2단계 사업도 본격화한다. 봉황동·구산동·양동리·칠산동에 있는 고분군을 확대 정비하고, 가야고분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작업에도 시동을 걸었다. 김해시는 지난 14일 경상남도·경상북도와 함께 ‘가야고분군 공동세계유산추진단’을 발족했다.

허성곤 김해시장은 “육상·해상 교통이 편리한 김해는 2026년 김해신공항이 개항하면 명실상부한 사통팔달 교통중심지가 된다”며 “여기에 가야 문화유산이라는 스토리가 입혀지면 관광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 경제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해=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