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60일째, 삼성 의혹·블랙리스트·이대 특혜 등 성과
우병우 의혹 막바지 총력전, 여타 대기업 수사는 '미지수'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를 파헤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1차 수사 시한이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

그동안 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하고,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등을 구속기소 했다.

반면, SK나 롯데 등 다른 대기업 수사 등은 시간 제약 등을 이유로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특검팀은 남은 기간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게 됐다.

어떤 최종 결과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검을 중심으로 박충근(61·17기)·이용복(56·18기)·양재식(52·21기)·이규철(53·22기) 특검보, 윤석열(57·23기) 수사팀장과 파견 검사, 특별수사관들로 팀을 꾸리고 지난해 12월 21일 활동을 시작한 특검팀은 18일로 수사 60일째를 맞았다.

특검법상 1차 수사 기한은 70일이다.

연장되지 않는다면 이제 남은 기간은 10일 뿐이다.

지난 60일 동안 특검은 총 20명을 구속하는 등 작지 않은 결과를 내놓았다.

삼성 수사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했다.

한 차례 영장 기각 이후 약 4주간의 보강 수사를 거쳐 신병을 확보했다.

특검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지원에서 시각을 넓혀 '경영권 승계 완성'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이를 규명하는 데 주력했다.

새로 확보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업무 수첩이 결정적 증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예술인을 차별하던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 실체를 밝혀 관련자를 구속기소 한 것도 특검이 규명한 내용이다.

블랙리스트를 통해 정부의 문화예술지원 업무를 맡은 기관 임직원들이 관련 업무에 부당 개입하도록 한 혐의로 김기춘 전 실장, 조윤선 전 장관 등을 구속기소 했다.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입학, 학사 비리를 파헤쳐 최경희 전 이대 총장을 구속했다.

특검은 최 전 총장이 정씨 특혜를 지시·승인하고 김경숙(62)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주도 아래 남궁곤(55) 전 입학처장, 류철균(51)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 이인성(54) 의류산업학과 교수가 이를 이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의료 농단 수사를 통해 최순실 단골 성형외과 의사인 김영재 원장을 조사했고, 그의 부인 박채윤 씨는 구속했다.

그러나 풀어야 할 과제도 여전히 많다.

뇌물 의혹을 받는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도 더는 미루기 힘든 상황이다.

박 대통령 측은 대면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관련 의혹에 대해선 전면 부인 입장을 여러 번 내놓았다.

우병우 전 수석과 관련해선 직권남용, 인사 개입 등 풀어야 할 의혹이 많지만, 시간이 촉박하다.

삼성 수사의 경우 삼성 측은 혐의를 인정할 수 없으며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강요 피해자' 프레임을 강조하는 SK, 롯데 등 다른 대기업 수사는 시간 제약으로 기간 연장이 없다면 시작하기 힘든 상황이다.

특검은 기간 종료를 12일 앞둔 16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연장을 요청해 황 권한대행의 결정과 이에 따른 특검 수사의 향배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황재하 기자 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