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없는 날 (사진=방송캡처)

미국 전역에서 이민자들이 ‘이민자 없는 날’을 맞이해 동맹 휴업에 나섰다.

16일(현지시간) ‘이민자 없는 날(Day Without Immigrants)’을 맞이해 미국 전역에서 이민자들이 일제히 가게 문을 닫고 학교 수업을 포기했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에 따르면 워싱턴DC,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텍사스 주 오스틴을 비롯한 미국 주요 도시의 이민자 자영업자들이 이날 하루 동맹 휴업을 하고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않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반 이민 정책의 표적이 된 멕시코계를 비롯한 히스패닉 이민자들이 동맹 휴업을 주도했다.

이들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체류자 기습 단속과 추방을 포함해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이슬람권 7개 나라 국민의 미국 입국 잠정 중단 행정 명령, ‘불체자 보호도시(피난처 도시)’ 연방 자금 지원 중단 등 이민자를 옥죄는 각종 정책에 항의하는 뜻에서 ‘이민자 없는 날’ 동맹 휴업에 자발적으로 나섰다.

동맹 휴업은 상점문을 닫고 일터에 나가지 않음으로써 이민자들의 미국 사회에 끼치는 경제·사회적 영향을 극대화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라 라사협의회’ 의장인 하넷 무르기나는 “의사부터 접시닦이까지 이민자들은 미국 일상생활의 필수”라고 트위터에서 강조했다. 라 라사(La Raza)는 멕시코계 미국인을 뜻한다. 무르기나 의장은 이날 식당 문을 닫은 스페인 출신 셰프 호세 안드레스를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안드레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자 비하 발언에 실망해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입점 계획을 철회했다가 1000만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해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 히스패닉 주민의 거주 비율이 가장 높은 뉴멕시코 주의 학교에선 이민자 가정의 학생 수 백 명이 등교하지 않고 집에 머물렀다.

박주연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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