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 만에 수처리' 기술로 돈 버는 경주시
경북 경주시가 소속 공무원이 자체 개발한 수처리 기술을 민간에 이전해 수익모델화하면서 수출까지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경주시(시장 최양식)는 자체 개발한 급속 수처리 기술공법 등 3건의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를 취득한 뒤 기술을 기업에 이전해 올해 5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16일 발표했다.

경주시 상하수처리사업소인 맑은물사업소(에코물센터)는 2014년부터 미세 버블을 이용한 다단계 격벽식 부상분리장치와 무동력 플럭(덩어리) 응결장치 등 3건의 특허를 취득했다. 이 가운데 고속 응집과 미세 버블을 이용한 수처리 공법은 12시간 걸리던 기존 하수처리 시간을 20분으로 줄였다. 이 기술은 2015년 환경부로부터 녹색기술 인증을 받았다. 맑은물사업소는 매출의 6%를 특허료로 받는 조건으로 이 기술을 2014년 말 한화S&C에 이전했다. 한화S&C는 한라산 국립공원사무소 오수처리 시설과 경산시 임당역 역세권 중수도 시설에 이 기술을 적용했다. 맑은물사업소는 이를 통해 지금까지 5000만원의 특허료를 받았다.

올해 경기 남양주시 진건 푸른물센터 반류처리시설(총사업비 45억원) 사업에도 이 기술이 적용돼 2억7000만원의 추가 수입이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이광희 에코물센터 연구실장은 “경주시가 개발한 이 공법은 다른 생물학적 처리기술을 활용했을 때보다 소요 부지는 57%, 건설비는 10%, 전력비는 44%, 약품비는 60% 정도만 들어 비용과 시간을 크게 혁신한 시설”이라며 “10년 동안 최소 30억~40억원의 특허료 수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에코물센터는 지역 기업과 공동으로 투자해 2건의 특허를 공동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

경주시가 공무원이 개발한 기술로 수익을 올리게 된 것은 최양식 시장이 2012년 11월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맑은물사업소에 전문연구센터를 설립해 3명의 연구원을 배치하고 수처리시설을 이용해 기술개발을 한 결과다.

경주시는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인 테크니콘과 협약을 맺고 자카르타 정수장에 공급할 6억4000만원 규모의 이동형 급속 음용수 공급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경상북도와 경주시는 공동으로 3억원을 들여 급속 수처리 기술을 적용한 이동이 가능한 급속 수처리 시스템 차량도 지난 9일 개발했다. 이 차량은 하수처리뿐만 아니라 상수원의 녹조도 제거할 수 있어 각종 오염사고 현장이나 대규모 수처리 시설을 가동하기 어려운 곳에 투입할 수 있다. 경상북도와 경주시는 경주 안압지나 천마총 등 관광지의 연못 등에 시범 적용한 뒤 이 차량도 수출할 계획이다.

김원석 경상북도 환경산림자원국장은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개발한 기술로 수익을 창출하고 기업도 육성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기업들과 공동연구를 활성화해 경북의 물기업들이 국내외에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