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채용예상 인원 1년새 32% 감소
은행권 실적 좋지만…채용 한파 가장 거셀 듯


올해 금융권 입사가 지난해보다 훨씬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회사 대부분이 경영환경 변화 등을 이유로 채용 규모를 줄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은행의 경우 영업 실적이 좋았는데도 1년 새 반 토막 난 채용계획을 내놓았다.

15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2016년 금융인력 기초통계분석'에 따르면 금융회사들은 2016년 9월 기준으로 1년 이내에 2천886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행·보험·증권 등 7개 금융업권 1천389개 회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다.

이런 채용 계획은 금융권이 2015년 같은 조사에서 밝힌 4천264명보다 32.3% 줄어든 규모다.

금융권의 채용 예상 규모는 2013년 5천253명에 달했으나 2014년 4천518명, 2015년 4천264명으로 갈수록 쪼그라드는 추세다.

특히 은행권의 채용 계획 축소가 가파르다.

은행들은 2013년 조사 때 향후 1년간 1천977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답해 금융권 전체 채용 예상 규모의 37.6%를 차지했다.

2014년 조사 때는 2천93명을 채용하겠다며 규모를 더 늘렸다.

금융권 채용 예상 규모의 46.3% 수준이었다.

그러던 은행의 올해 채용 예상 인원은 333명이다.

조사에 참여한 은행과 응답률 등에 따라 실제 채용 규모가 달라질 수 있지만, 이를 고려한다 해도 채용 규모가 3년 만에 6분의 1토막이 났다.

금융권 예상 채용 계획의 11.5%에 그친다.

2015년 집계된 은행권 채용 예상 인원(615명)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은행들은 저금리에도 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와 리스크 관리비용 감소 덕에 좋은 실적을 냈다.

국내 최대 금융지주인 신한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 순이익은 2015년보다 17.2% 늘었고,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 순이익도 19.1% 증가했다.

하나금융그룹의 지난해 순이익은 2015년 대비 47.9% 급증했다.

KB금융 순이익은 26.2% 증가하며 5년 만에 2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인터넷뱅킹·핀테크 등 비대면 채널 강화로 인력 수요가 점차 줄어들면서 소극적 채용 기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초 희망퇴직으로 약 2천800명을 내보내기도 했다.

2016년 조사에서 나타난 금융권 채용 예정 인원은 저축은행이 702명으로 가장 많았고 카드·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회사(692명), 증권·선물회사(399명), 신협(344명)이 뒤를 이었다.

한편, 지난해 금융권은 채용계획보다 5.2%(286명) 더 많은 인원을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신탁회사가 계획했던 것보다 28.2%(68명)를 더 채용했고 여신전문회사도 26.6%(188명)를 더 뽑았다.

그러나 은행은 계획보다 19.9%(338명)를 덜 채용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cho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