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혐의에 죄명만 추가…새로운 혐의 없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루 앞둔 15일 삼성그룹은 잔뜩 긴장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 달 만에 다시 찾아온 위기에 '총수의 구속만은 막아야 한다'며 대응 준비에 한창이다.

이틀 전 특검 출석 당시 부쩍 수척해진 모습이었던 이 부회장은 이날 영장실질심사 시 예상되는 질의와 답변을 연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부사장과 함께 전담 변호사를 비롯해 법무팀의 도움을 받아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반박할 논리를 찾고 있다.

200여명에 이르는 미래전략실 임직원들 역시 비상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언론보도를 주시하고 대응자료를 준비하는 한편, 이 부회장이 출석하는 16일에는 취재진이 몰릴 것을 대비해 법원과 서울구치소에서 포토라인 등을 확보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다만 장외의 번거로운 수고는 최소한으로 하고 무엇보다 법리 검토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 부회장이 처한 상황은 지난달보다 안 좋은 게 사실이다.

뇌물공여와 횡령, 위증 외에 재산 국외 도피, 범죄수익은닉 등 추가된 혐의까지 모두 소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 내부에서는 특검이 기존에 거론했던 혐의 내용에 죄명을 추가한 것이지, 추가된 새로운 혐의는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1차 때보다 위기감은 고조된 만큼 '절박한' 심정으로 철저하게 준비, 특검과의 법리 다툼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삼성 내부적으로는 '억울하고 당혹스럽다'는 기류가 팽배하다.

'삼성 특검' 아니라는 특검의 직접적인 반박에도, 결국 삼성만을 겨냥한 수사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대외적으로 발표되는 '공격적인' 입장 표명이 삼성의 속내를 보여준다.

'권력의 강요에 의한 금전 편취'라는 프레임을 고수하면서도 낮은 자세로 임했던 삼성은 최근 언론보도에 일일이 해명자료를 내며 적극 대응하고 있다.

'반(反) 삼성' 여론이 확산하고, 각종 의혹이 사실처럼 여겨지면서 그룹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어 더는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근거자료가 명확하기 때문에 자신 있게 의견을 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금이라도 켕기는 게 있다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치열한 법리 싸움을 예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noma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