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정유라 이대특혜' 최경희 또 구속영장…첫 재청구
최 前총장 "김경숙 전 학장이 김종 전 차관 부탁받아 주도"

'비선 실세' 최순실(61)씨 딸 정유라(21)씨의 이화여대 학사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경희(55) 전 총장에 대해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11일 오후 "최 전 총장에 대한 영장을 재청구하기로 결정하고 접수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출범한 이래 한 피의자에게 2번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최 전 총장이 처음이다.

재청구 결정은 지난달 25일 첫 영장 청구가 기각된 지 17일 만에 이뤄졌다.

당시 법원은 "소명 정도에 비춰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특검팀은 김경숙(62)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남궁곤(56) 전 입학처장, 이인성(54) 의류산업학과 교수를 기소하며 최 전 총장의 혐의를 구체적으로 적시하는 한편 추가 증거 확보에 수사력을 집중했다.

앞서 기소된 이들의 공소사실에는 최 전 총장이 2014년 10월 이대 수시모집 체육특기자전형을 앞두고 남궁 전 처장에게 정씨를 뽑으라고 지시하고 작년 초 최순실씨의 부탁에 따라 이 교수에게 정씨의 학점 특혜를 지시한 내용이 담겨 있다.

특검팀은 이달 9일 최 전 총장을 재소환해 12시간에 걸쳐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김 전 학장과 남궁 전 처장 등 다른 교수들이 정씨에게 특혜를 주는 과정에 개입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과정에서 최 전 총장은 정씨가 특혜를 누린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이는 대부분 김 전 학장이 김 종(56)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부탁을 받아 주도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jae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