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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61)씨가 26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에 대한 본격 공세에 나섰다.

최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특검이 최씨가 특검 소환 조사 중 부당한 대우를 당했다며 특검 수사 전반을 조목조목 비난했다.

특검이 변호인을 따돌리고 최씨를 신문해 변호인의 조력권 행사를 막았다는 것, 신문 중 최씨에게 폭언을 했다는 것,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와의 차이점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은 것 등이 이 변호사가 거론한 문제점이다.

그의 지적은 특검의 수사 내용보다는 방식에 집중돼 있다.

그동안 특검이 최씨에 대해 '강압 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해온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이 변호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기업 뇌물수수 의혹에서 박 대통령과 최씨가 공모 관계인지를 비롯해 쟁점이 된 사실관계와 법리는 거의 거론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최씨측이 특검의 '수사권 남용'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특검의 신뢰성에 대한 흠집내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재판을 염두에 두고 사실관계와 법리를 다투기보다는 특검 수사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킴으로써 여론의 흐름을 바꾸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씨는 25일 특검에 한 달 만에 출석하면서 "여기는 더이상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며 고성을 지른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최씨 측이 상황 반전을 기다리며 시간끌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 변호사도 이날 특검이 최씨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제3의 기관에 의해 조사하고 응할 생각"이라며 검찰, 경찰, 국가인권위원회 등으로 사안을 끌고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제3의 기관을 끌어들여 새로운 조사 절차가 시작되도록 함으로써 다음달 말 종료 예정인 특검 수사를 최대한 늦추려는 시도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검 관계자는 "최씨측 주장은 전적으로 사실무근"이라며 "오늘 오후 브리핑 때 공식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전명훈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