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복과 수상한 돈 거래·특혜성 대출 개입 의혹

해운대 엘시티(LCT) 금품비리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이장호(70) 전 부산은행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이 전 행장은 18일 오전 9시 20분께 부산지검에 도착, 적용 혐의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에서 얘기하겠다"고 말한 뒤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 전 행장은 엘시티 시행사 실질 소유주 이영복(67·구속기소) 회장에게 거액을 빌려주고 되돌려 받는 과정에서 통상적인 이자라고 보기 어려운 뭉칫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이 이 전 행장에게 엘시티 시행사에 특혜성 대출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청탁하면서 뭉칫돈을 건넨 것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행장을 상대로 뭉칫돈의 성격과 거래 경위 등을 따져 묻고, 부산은행이 엘시티 시행사에 특혜성 대출을 해주는 데 개입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 전 행장과 이 회장의 금융거래 명세와 부산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결정 과정에 대한 조사 결과, PF 담당 직원 진술 등을 토대로 이 전 행장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은행의 지주사인 BNK금융그룹은 2015년 1월 자금 사정이 아주 나빴던 엘시티 시행사에 '브릿지론' 명목으로 3천800억원을 대출해줬다.

BNK금융그룹은 15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대주단이 2015년 9월 엘시티 시행사에 1조7천800억원대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해주는 데도 앞장섰다.

부산 금융권에서는 검찰이 엘시티 비리에 연루된 혐의를 두고 이 전 행장의 계좌를 압수수색 해 자금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엘시티 사업과는 무관하지만, 범죄 혐의가 있는 수상한 자금 흐름 몇 건을 포착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 씨는 2006∼2012년 부산은행장, 2011∼2013년 BNK금융그룹의 전신인 BS금융지주 회장, 2013∼2015년 BS금융지주 고문을 지냈다.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osh998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