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관세 부과처분 소송
1·2심 패소 뒤 율촌에 'SOS'
틈새전략으로 상고심서 승소
법무법인 율촌 관세팀의 박세훈 변호사(왼쪽부터), 김연종 관세사, 강석훈 변호사, 김형배 관세사.

법무법인 율촌 관세팀의 박세훈 변호사(왼쪽부터), 김연종 관세사, 강석훈 변호사, 김형배 관세사.

조세분야에 관한 한 그 어떤 로펌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법무법인 율촌이 또 한번 승전보를 올렸다. 이번에는 천연자원과 관련한 관세 부과 소송에서 역전승을 거뒀다.

율촌은 한국가스공사를 대리해 820억원대 관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각 가정과 산업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천연자원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천연가스는 운송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162도로 냉각시킨 다음 액체상태로 운송한다. 액화천연가스(LNG)가 이에 해당한다. 이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기화가 발생해 폭발 위험성이 있는 등 자칫 수송선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대부분의 수송선은 운송 중 기화된 가스를 연료로 재활용하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그런데 수송선이 사용한 기화 가스분을 한국가스공사가 수송선에 운임료로 제공한 것이라고 판단해 관세청이 820여억원에 이르는 관세를 부과했다. 관세는 해외에서 수입하는 상품에 대해 매기는 세금이다.

당초 이 사건은 다른 로펌에서 1, 2심을 대리해 진행했다가 모두 패소했다.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되면 업계에서 당연시되는 안전조치가 만만치 않은 비용으로 부메랑이 돼 돌아올 지경이 됐다. 다른 천연가스 수입업체도 대법원의 판결에 주목했다. 다급해진 한국가스공사는 율촌에 ‘SOS’를 치고 율촌을 상고심부터 공동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율촌은 불리한 상태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검토했다. 이번 사건을 진두지휘한 강석훈 변호사(사법연수원 19기)는 “수송선의 기화 가스 사용은 안전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운임료를 가스라는 현물로 지급했다는 관세청 논리가 깨지는 것을 노린 것이다. 보완 전술을 마련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박세훈 변호사(35기)는 “재판부가 기화가스 사용을 현물 지급으로 간주한다고 하더라도 액수로 환산할 수 없다는 점을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전략이 주효해 작년 12월 대법원은 율촌의 상고 이유를 전격적으로 받아들였다. 율촌은 약 4개월 만에 원고 전부승소 취지로 파기 환송을 이끌어냈다. 5년 가까이 진행된 소송을 한 번에 뒤집은 쾌거였다. 박 변호사는 “이번 사건 대응을 위해 직접 배에 올라가보기도 했다”며 “법리적인 해석에만 집중하지 않고 재판부가 업계 시각으로 이해할 수 있게끔 노력한 것이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관세팀은 태생적으로 조세분야에 강점을 보이는 율촌에서도 특별한 팀으로 꼽힌다. 조세그룹 내 다른 팀들은 세무조사 대응, 일반 자문 등 업무 형태에 따라 나눠져 있는 반면 관세팀은 ‘관세’라는 특별세를 토대로 구성됐다. 그만큼 관세는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기 때문이다. 이에 변호사뿐 아니라 김연종·김형배 관세사 등 관세 전문가들이 측면 지원을 하고 있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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