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30대 후반 직장인 A씨는 회사에서 어린 후배들과 얘기할 때면 가끔 말문이 막힌다. 후배들이 쓰는 어려운 신조어들이 그를 불편하게 만든다.

신조어를 애써 배우기도 우습고, 외면하자니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 같다. 친한 후배와 모바일 메신저를 할 때면 그야말로 딴 세상에 와 있는 듯 하다.

성인 남녀 10명 중 3명은 A씨처럼 신조어로 인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츤데레' '세젤예' 같은 어려운 신조어도 모자라 'ㅇㄱㄹㅇ' 'ㅂㅂㅂㄱ'처럼 자음 만으로 이루어진 외계어 수준 신조어까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취업정보업체 인크루트가 성인남녀 3534명을 대상으로 신조어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것에 따르면 '신조어로 인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응답자가 36%에 달했다.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거나 '잘 모르겠다'는 응답자는 각각 44%, 20% 로 집계됐다.

'신조어를 익혀야겠다는 의지가 있는가'하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2%가 '없다'고 답했다. 신조어로 인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를 꼭 배워야겠다는 의지는 크지 않은 것이다.

이는 신조어를 쓰는 사람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설문조사에서 '신조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미지는 어떤가'라고 질문한 결과 응답자의 36%는 '매우 부정적' 이거나 '약간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중립적'이라는 응답자는 59%를 차지했다. '약간 긍정적' 이거나 '매우 긍정적'이라는 응답자는 5%, 1% 에 그쳤다.

그렇다면 성인남녀가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신조어는 어떤 것이 있을까.

'2016년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많이 검색된 신조어 중에 알고 있는 것은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에 '츤데레'(앞에서는 무심한 척 하지만 뒤에서 챙겨주는 사람)가 17%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이어 '리즈시절'(가장 좋았던 전성기) 16%, '현피'(온라인 상에서 만난 사람과 실제로 만나 싸우는 행위) 1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신조어 테스트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 중 알고 있는 것은 '세젤예'(세상에서 제일 예쁨)가 12%로 가장 높았다. 'ㅇㅈ'(인정의 초성어) 도 11%로 뒤를 이었다.

반면 'ASKY'(안생겨요) '젭라'(제발의 오타) 등의 신조어를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3~4%에 불과했다. 'ㅂㅂㅂㄱ'(반박불가) 'ㅃㅂㅋㅌ'(빼도박도 못하다+영어 캔트(can’t))등도 5%에 그쳤다.

신조어를 쓰는 성인남녀에게 '어떤 상황에서 신조어를 쓰는가'라고 묻자 42%에 달하는 응답자는 '인터넷 혹은 SNS'라고 답했다.

신조어를 쓰는 이유로는 '간편해서'(37%)란 답이 가장 많았고, '재밌어서'(26%)가 뒤를 이었다. '주변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서'(24%), '유행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12%) 신조어를 쓴다는 응답자도 적지 않았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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