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대 해직교수들도 "새벽 여는 닭처럼…전원 복직 기대"

'어둠을 물려내고 새벽을 여는 닭처럼...' 2017년 정유년(丁酉年) 붉은 닭띠 해에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이들이 있다.

9년째 전원 복직을 기다리는 쌍용차 해고자와 '제2의 쌍용차 사태' 우려를 낳았던 이천 하이디스 해고노동자, 학교 비리의혹을 폭로해 파면된수원대 해직 교수들이다.

새해를 맞아 이들은 올핸 반드시 일터로 돌아가리란 희망의 끈을 더욱 조이고 있다.

해고자 복직 등 4대 의제를 놓고 6년만에 사측과 극적으로 합의안을 도출했던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한숨은 여전히 깊다.

지난 2015년 12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기업노조, 쌍용차(노·노·사)는 올해 상반기까지 해고자 170여명을 단계적으로 복직시키는 데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러나 지난해 2월 1차 복직(18명) 이후 진전된 건 없다.

전원 복직이 올해 안에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2009년 대규모 정리해고로 시작된 쌍용차 사태는 햇수로 9년째를 맞이하게 된다.

현재 복직을 기다리는 해고자 대부분은 생계를 위해 생업 전선으로 뛰어들었다.

일자리라고 해봤자 대리운전이나 일용직 노동 등 육체적으로 고되고 수입 면에서도 불안정한 직종이다.

그동안 해고자들은 각계 시민사회 단체 등의 도움으로 큰 생계 걱정 없이 공장 또는 거리에서 복직 투쟁을 할 수 있었지만, '노노사 합의 결과 복직 문제가 해결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들에 대한 후원의 손길이 많이 줄었다.

1차 복직 명단에 들지 않았는데도, 일부 해고노동자들은 "복직을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네받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쌍용차지부 간부진은 지난해 상반기에 쌍용차 문제에 관심을 두고 도움을 줬던 150여개 단체·기관 등을 일일이 찾아 감사의 뜻을 전달하는 한편, 남은 숙제에 대해 토로하는시간을 따로 마련했다.

또 지난해 하반기에는 투쟁 이후 처음으로 해고자들의 생계비 마련을 위해 자체적으로 재정 사업을 계획했다.

설상가상 2009년 5∼8월 정리해고에 맞서 벌인 파업 과정에서 경찰과 물리적인 충돌을 빚었던 쌍용차지부 등에 법원이 11억원 손해배상 결정을 내리면서 해고자들에게 부과된 경제적 부담은 더 커진 상황이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득중 지부장은 4일 "2017년에는 해고자 전원이 복귀해 작업 현장에서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일했으면 좋겠다"라며 "쌍용차는 해고자들과 약속했던 사항들을 조속히 실행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경영난을 맞은 회사의 공장폐쇄와 정리해고로 한순간에 거리에 내몰린 하이디스 노동자들은 2년째 회사로 돌아가기 위한 농성을 지속하고 있다.

경기도 이천에 있는 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 제조업체 하이디스는 2015년 1월 경영난을 이유로 공장을 폐쇄하고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전체 직원 370여명 가운데 공장 유지에 필요한 인원 등을 제외한 330여명에 대한 정리해고가 통보돼 규모 등 면에서 '제2의 쌍용차 사태'라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1989년 현대전자 LCD사업부로 시작한 하이디스는 2002년 부도난 현대전자(하이닉스)를 분리 매각하는 과정에서 중국기업 비오이(BOE)에 매각됐다.

이후 비오이가 기술자료를 유출한 사실이 검찰수사 결과 드러나면서 부실기업으로 전락해 2006년 부도 처리됐다가 이듬해 대만기업 이잉크(E-Ink)에 인수됐다.

하이디스지회 노조는 "특허수입 등으로 이익이 1천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회사가 생산라인 설비에 재투자하려는 노력도 없이 공장폐쇄와 정리해고를 단행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3월 해고자들은 하이디스 대표이사, 이잉크 CFO(최고재무책임자) 등과 만나 4시간여 동안 면담했다.

정리해고된 지 1년 만에 성사된 3자 면담이었지만, 서로 간 입장차이만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해고자들은 적게는 7년, 많게는 20년까지 하이디스에 몸담았던 직원들이다.

2014년에 선발됐던 신입 직원들은 공장폐쇄가 단행되자 희망퇴직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회사를 떠났지만, 대부분 40∼50대인 이들은 재취업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쌍용차 해고자들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생활비 정도만 겨우 벌고 있다.

이들이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확인 소송은 아직 1심이 진행 중이다.

금속노조 하이디스지회 김홍일 사무장은 "외국 투기 자본이 경영난을 이유로 근로자들을 손쉽게 해고할 수 있고, 이런 해고가 법적으로 허용되면 우리 사회에서 노동자들에 대한 해고는 손쉬워질 것"이라며 "올해도 포기하지 않고 대만 원정투쟁을 이어가는 등 복직을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학교 비리 의혹을 폭로해 파면된 수원대 해직교수들도 복직에 거는 기대를 포기할 수 없다.

해직 교수 6명 가운데 2명은 대법원의 부당해고 판결로 이미 복직했거나 복직이 예정돼있다.

정년이 지난 2명을 제외하고 남은 이원영, 손병돈 교수는 대법원에서 '파면처분 무효' 판결을 받고도 '업적평가 점수 미달' 등을 이유로 학교 측으로부터 재임용이 거부된 상태다.

이들은 지난해 임용 탈락 결정에 대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심판을 청구, 승소 판결을 받아냈으나 학교가 결과에 불복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해 해당 건들은 모두 서울행정법원에 계류 중이다.

해직 교수들은 2013년 9월 교수협의회 공동성명 기자회견에서 사학비리 의혹을 폭로했다는 등의 이유로 이듬해 1월 파면됐다.

수원대 해직 교수 측은 "졸업생과 교직원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학교가 될 때까지 수원대를 상대로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복직을 기다리는 교수들은 사회단체에 몸담거나 개인적인 일을 하며 지내고 있는데, 복직 절차가 하루빨리 마무리돼서 모두 학교 강단에 서는 날이 오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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