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도 SNS로…'공방' 찍는 젊은층 확산
대학원 입학시험을 준비 중인 양주희 씨(24)는 자신이 공부하는 모습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생중계한다.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어 페이스북에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라이브 방송’ 기능을 통해서다. ‘먹방(먹는 방송)’이 아니라 ‘공방(공부 방송)’인 셈이다. 양씨는 “영상을 찍어 올리면 누군가 보고 있다는 느낌에 공부하는 중 딴짓을 안 하게 된다”며 “내 방송을 보면 덩달아 집중이 잘된다는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

SNS를 활용한 공부법이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글과 사진, 영상 등을 공유할 수 있는 앱(응용프로그램)인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이 주요 통로다. 누적 공부 시간을 보여주는 스톱워치와 공부 계획표 등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공스타그램(공부+인스타그램)’이 대표적인 SNS 공부법이다. ‘#공스타그램’ ‘#공부기록’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2일 기준 각각 63만87개, 8만4868개에 달한다. 중·고등학생뿐 아니라 공무원시험 준비생, 자격증을 준비하는 성인들도 ‘공방’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타임랩스공부’라는 해시태그로 올라온 영상도 700여개다. 타임랩스란 긴 영상의 속도를 높여 빠르게 보여주는 기법이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있는 타임랩스 기능으로 자신의 하루 공부 영상을 정리해 올리는 것이다. 부산에서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며 인스타그램에 타임랩스 영상을 올리는 문홍석 씨(19)는 “노량진 학원가에서 지내는 게 아니라서 함께 준비할 사람을 찾기 힘들다”며 “공스타그램으로 스터디 효과를 누린다”고 말했다.

학원가는 이런 유행에 발맞춰 SNS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한 공무원시험 학원은 지난달 말 ‘#공스타그램’ ‘#공시생’ 등의 해시태그를 달고 인스타그램에 게시글을 공유하면 메모지, 독서대, 방석 등 ‘열공필수템’ 세트를 보내주는 이벤트를 열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은 현실공간뿐 아니라 가상공간에서도 자신에게 익숙한 공간을 찾아간다”며 “혼자만 보는 종이수첩보다 모두가 사용하는 SNS에 기록을 남기면서 관계를 맺고 위안도 얻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은서/마지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