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가 SNS에 다른 교사 폭행장면도 공개…경찰 "교사 2명 모두 수사"

부산의 한 유치원 교사가 원생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 수사를 받는 가운데 이 유치원 소속 다른 교사도 원생을 무자비하게 폭행한 사실이 밝혀졌다.

28일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SNS에는 '#아동폭행동영상'이라는 이름으로 부산 사상구 모 유치원의 한 여교사가 5세 어린이를 폭행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 속에는 여교사가 5세 어린이의 머리를 손으로 내려치고, 어린이가 쓰러지자 발로 걷어차는 모습이 담겨있다.

같은 반 일부 아이들은 교사의 모습을 보고 겁에 질렸는지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구석으로 몰려가 무릎을 꿇는 장면이 나온다.

이 영상은 학부모들이 유치원 CCTV를 휴대전화로 1분 가량 촬영한 것으로 자녀가 폭행당하는 것을 지켜보는 부모의 안타까운 비명과 탄식이 녹음돼 있다.

해당 유치원에 확인한 결과 영상 속 교사는 A(25)씨로 밝혀졌다.

A씨는 영상 속 피해 아동이 속한 반의 담임교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달 중순에는 이 유치원 6세 아동 29명의 담임교사를 맡은 B(27·여)씨가 학예회 준비과정에서 원생 10여 명의 뺨과 머리를 상습적으로 때렸다는 학부모들의 주장이 나와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자체적으로 B교사 사건을 파헤치던 중 A교사의 폭행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A교사는 1년, B교사는 3년간 이 유치원에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논란이 불거진 뒤에는 모두 해고됐다.

경찰은 두 교사 모두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 해당 교사들이 담당한 반 어린이들에게 피해 사실에 대한 진술을 받고 있고, 유치원으로부터 CCTV도 모두 넘겨받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영상 속 아동들의 인상착의가 비슷해 부모들의 협조를 받아 피해 아동이 누군지, 피해 아동이 총 몇 명인지를 분석하고 있다"면서 "혐의를 먼저 확인한 뒤 두 교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유치원 측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면서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채용과 관리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rea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