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대 66% '혼술' 경험…여자, 남자보다 고위험 음주 많아
부정청탁금지법 이후 음주문화 달라져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혼자 술을 즐기는 '혼술족'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혼술 시에는 도수가 낮은 맥주를 주로 선택했는데, 혼술족의 약 40% 정도는 고위험 수준의 음주량을 마시고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20∼40대 국민 중 최근 6개월 내 주류 섭취 경험이 있는 2천명(남자 1천28명, 여자 972명)을 대상으로 혼술 실태를 조사했다고 23일 밝혔다.

조사 대상자의 66.1%는 혼술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에서 6개월 전보다 혼술이 늘었다는 응답자는 25.5%였다.

식약처는 증가하는 1인 가구의 생활상이 음주문화에도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율은 1990년 9.0%에서 2015년 27.2%로 늘었다.

혼술 시에는 도수가 낮은 맥주를 주로 마셨고, 소주, 과실주, 탁주, 위스키가 그 뒤를 이었다.

주종별 1회 혼술 음주량은 맥주(200㎖) 4잔, 소주(50㎖) 5.7잔, 과실주(100㎖) 2.6잔, 탁주(200㎖) 2.7잔, 위스키(30㎖) 3.1잔으로 조사됐다.

혼자 술 마실 때는 여럿이 마실 때보다 음주량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응답자 37.9%는 혼술 시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고위험 음주량 이상을 마셨다.

여성(40.1%)이 남성(36.1%)보다 고위험 음주량 비율이 높았다.

WHO의 고위험 기준은 순수 알코올양으로 남자 60g, 여자 40g 이상이다.

도수 4.5%인 맥주(200㎖)를 기준으로 남자 8.3잔, 여자 5.6잔, 도수 17%인 소주(50㎖)를 기준으로 남자 8.8잔, 여자 5.9잔 이상이면 고위험이다.

혼술 이유는 '편하게 마실 수 있어서'(62.6%),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17.6%), '함께 마실 사람이 없어서'(7.7%), '비용 절감을 위해서'(5.2%) 등이었다.

혼술 장소는 집(85.2%), 주점·호프집(7.2%), 식당·카페(5.2%) 순이었고, 혼술 시 우려되는 부분은 건강(27.4%), 대인관계(14.2%), 음주량 조절(13.6%) 등이었다.

주로 먹는 안주는 과자류(40.9%), 육류(고기, 소시지 등)(33.0%), 건포·견과류(26.7%) 순이었고, 안주를 먹지 않는다는 응답도 8%에 달했다.

식약처는 "혼자 술을 마시면 음주량을 자제하기 어렵고 자주 마실 수 있으므로 음주 빈도와 음주량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응답자 69.4%는 송년회에 참석하고 이 중 93.2%는 술을 마시겠다고 밝혔다.

음주 차수 계획은 1차 31.3%, 2차 57.3%, 3차 이상이 11.4%이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후 음주문화가 달라졌거나(13.6%), 달라질 것(66.2%)이라는 응답은 79.8%였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withwi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