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서점의 효시인 '종로서적'이 14년 만에 종로1가 사거리에서 부활한다.

22일 출판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중순까지 반디앤루니스 종로타워점이 있던 종로타워 지하 2층에 종로서적이 23일 개장한다.

종로서적은 예수교서회가 1907년 종로2가에 문을 연 서점으로, 문화공간이자 만남의 장소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교보문고와 영풍문고가 종로에 잇따라 들어서고, 온라인서점이 등장하면서 2002년 여름 월드컵 열기 속에 조용히 사라졌다.

이후 출판계에서는 95년 역사의 종로서적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이번에 결실을 보게 됐다.

다만 새롭게 개장하는 종로서적은 사업 주체가 과거와 다르다.

영풍문고 임원 출신의 서분도 대표가 '종로서적판매'를 설립해 서점을 운영한다.

이로써 종로에는 다시 종로서적, 교보문고, 영풍문고의 대형서점 삼각 구도가 형성되게 됐다.

서분도 대표는 "새로운 종로서적은 책을 쉽게 찾을 수 있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서점을 지향한다"며 "만남의 장소였던 옛 종로서적을 복원한다는 취지에 맞춰 서점 앞에 '만남의 광장'을 만들겠다"고 계획을 소개했다.

그는 "만남의 광장은 파주 '지혜의 숲' 같은 곳으로 꾸며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머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판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서점에 대한 갈증이 큰 상황에서 독서 공간이 생긴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위치와 운영자가 다른 만큼, 종로서적이 종로의 상징적 장소로 거듭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psh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