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억번째 손님 >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두 번째)과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네 번째)이 19일 인천공항에서 ‘항공여객 연간 1억명 달성 기념식’을 열고 1억명째 여행객 가족에게 기념품을 전달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 1억번째 손님 >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두 번째)과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네 번째)이 19일 인천공항에서 ‘항공여객 연간 1억명 달성 기념식’을 열고 1억명째 여행객 가족에게 기념품을 전달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국내 항공여객이 연간 1억명을 돌파했다. 1948년 민간항공기가 취항한 지 68년 만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한 국내 공항 15곳을 통해 입·출국한 항공여객이 1억명을 넘어섰다고 19일 발표했다. 국토부는 연말까지 국내선 3083만명, 국제선 7296만명 등 1억379만명이 국내 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8941만명)보다 16.1% 많은 수치다.

국내 연간 항공여객은 1987년 1000만명, 2007년 5000만명을 넘어선 이후 9년 만에 ‘1억명 시대’를 열었다. 항공여객 1억명은 190석 B737 항공기가 승객을 가득 태우고 매일 1442회(연간 53만회) 운항했을 때 달성할 수 있다. 항공여객 시장 성장에는 저(低)유가 및 유커(중국인 관광객) 급증 등 외부 요인과 저비용항공사 성장이 큰 영향을 미쳤다.

국내 항공여객 연간 1억명 돌파에는 저비용항공사의 역할이 컸다. 2010년 이후 저비용항공사의 연평균 국제선 여객 증가율은 57.1%였다. 같은 기간 외항사의 여객 증가율은 11.6%, 전체 평균은 10.5%에 그쳤다.

‘1억번째 이용객’도 저비용항공사인 진에어(대한항공 계열)를 이용해 가족여행을 온 20대 일본 여성이었다. 19일 오전 11시께 인천국제공항에 들어선 다카노 게이 씨(27)는 “휴가 때마다 한국에 자주 온다”며 “항공권 가격이 싼 데다 여행 스케줄도 맞아 진에어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항공여객 시장의 급성장은 저유가와 관광객 증가 등 외부 영업환경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외국인 입국자는 1159만명으로, 기존 최대치인 1156만명(2014년)을 넘어섰다. 공항을 이용한 외국인 입국자도 최대치를 넘어설 전망이다. 전체 공항 이용객 가운데 외국인 비율은 지난해 36.8%에서 올해 39.4%로 2.6%포인트 높아졌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항공여객 1억명 달성은 항공자유화 등 정부 정책과 저유가, 여행수요 증가 등 우호적인 외부 환경, 항공사들의 전략적 사업 운영 등이 조화를 이룬 결과”라고 분석했다.

공항별로는 국제선 여객 처리 규모 세계 8위인 인천공항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2001년 개항 당시 109개 노선 1430만명이던 국제선 시장은 올해 191개 노선, 5666만명으로 4배가량 늘었다. 김포공항도 2001년 이후 국내선, 국제선 모두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만년 적자이던 지방공항은 유커(중국인 관광객) 등의 국제선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달 기준 대구공항은 개항 56년 만에, 청주공항은 20년 만에 첫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선 여객은 1990년 이후 점차 줄어들다가 2005년 대체 교통수단인 고속철도 등장으로 성장세가 더뎌졌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지금의 항공운송산업 성장세에 안주하지 않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