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살처분 800여만마리, 조만간 1천만마리 넘을 듯

위기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된 뒤에도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의 확산 기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현재 경기도 내에서 AI 감염 의심으로 역학조사 중인 농가가 20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농장들은 AI 감염 가능성이 커 도내 살처분 가금류는 조만간 1천만 마리를 넘어설 것으로 우려된다.

이는 도내 전체 사육 가금류의 20%에 육박하는 규모이다.

19일 경기도 AI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양주 백석읍에서 첫 의심 신고가 접수된 이후 지난 18일까지 도내에서는 61개 농가에서 AI 감염이 확진됐다.

이에 따라 인근 농장까지 모두 19개 시군 96농가의 닭과 오리 789만7천여마리가 살처분됐다.

도 방역 당국은 이와 함께 현재 20개 농가를 대상으로 AI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재난안전본부 관계자는 "이들 농가는 기존 발생 농가에 인접해 있거나 방역관들이 이상 징후를 발견한 농가들로 AI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농가들이다"라고 말했다.

20개 농가에 사육 중인 가금류는 200여만 마리로 추정된다.

매일 20만∼30만 마리의 닭과 오리를 살처분하는 상황에서 이들 농장의 감염이 모두 확진되면 도내 살처분 가금류 수는 조만간 1천만마리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도내에서 올해 AI가 첫 발생 직전 1천755개 농가에서 사육하던 5천400여만 마리 가금류의 18.5%에 달하는 규모이다.

이런 가운데 안성천 야생조류 분변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는 기존 H5N6형과 다른 형태의 고병원성 H5N8형으로 확진되면서 도 방역당국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국내에서 두 가지 이상의 AI 유형이 동시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도는 그동안 축산산림국 주관으로 운영되던 AI가축방역대책본부를 지난 15일 재난안전본부 주관의 AI재난안전대책본부(본부장 도지사)로 확대한 가운데 19일부터 10만 마리 이상 가금류 사육농장에 AI 감염 여부와 관계없이 임시 이동 방역시설을 설치, 운영하기로 했다.

도내에는 거점 통제소 40곳과 이동 통제소 62곳 등 모두 102곳에 방역시설을 설치, 운영 중이다.

전 가금류 사육농장에 전담공무원을 지정해 예찰 활동을 하도록 했고, 살처분 농가에 보상금과 긴급 생계안정자금을 지원했다.

경기도의사회,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과 함께 3개 반 20명 규모로 AI인체감염대책반도 구성해 운영 중이다.

대책반은 가금류 농장과 도계장 종사자 1만2천600여명을 대상으로 AI인체감염 예방접종을 하는 가운데 지금까지 71%인 9천여명에게 접종을 마친 상태다.

AI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예찰 활동 강화와 살처분 조치 등에도 AI 확산을 방지하는 데 어려움이 적지 않지만 AI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현재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k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