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창원시, 하수도 부담금 '갈등'
경상남도가 하수도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하지 않아 재정손실을 초래했다며 창원시에 242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자 시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상남도는 “창원시가 의창구 북면 등에 도시개발사업을 시행하면서 하수도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하지 않아 242억원(추정)의 재정손실이 발생했다”며 “전·현직 시장과 관련 공무원에게 민사상 손해배상 등으로 손실을 보전할 것을 통보했다”고 15일 발표했다. 도는 “도시개발에 따른 손실보전을 위해 광역지방자치단체가 기초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처분을 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하수도 원인자부담금은 지자체가 특정지역 도시개발이나 택지개발을 하는 사업시행자에 부과한다. 지자체가 받은 부담금은 하수도특별회계에 들어가 해당 지역에 필요한 하수처리장을 신·증설하거나 하수관로를 설치하는 등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데 쓰인다.

도는 지난달 24일 발생한 ‘북면 오·폐수 무단방류 사건’을 계기로 창원시에 대한 특정감사를 진행했다. 감사 결과 도는 창원시가 하수도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하지 않아 발생한 손실액을 241억5400만원으로 추산했다.

사업별 미부과 금액은 감계지구 116억5800만원, 무동지구 63억9600만원, 동전지구 12억8700만원, 천선일반산업단지 1억9600만원, 현동보금자리주택지구 39억2600만원, 마산해양신도시개발(가포지구) 4억5800만원, 창원덴소 도시첨단산업단지 2억3300만원 등이다.

홍덕수 도 감사관은 “법령에 명시돼 있는 하수도 원인자부담금을 기반시설 조성원가에 포함하지 않고 부과의무가 있는데도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라며 “이런 상황을 초래한 전·현직 시장을 비롯한 관련 공무원이 연대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창원시가 하수도 원인자부담금을 누락해 결론적으로 감계지구는 지주 한 명당 4000만~5000만원 이득을 봤고, 이는 시민 한 가구당 7만~8만원을 부담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창원시는 도의 손해배상 이행 조치 통보에 대해 법적 대응 등을 언급하며 즉각 반발했다. 전임 시장(박완수) 시절 발생한 일임에도 현 안상수 시장의 책임까지 거론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김충관 창원시 제2부시장은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고 불법이 명백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도가 손해배상을 언급하고 나선 것은 유감”이라며 “당시 하수도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별도로 확인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김 부시장은 “감계·무동·동전지구는 부담금 부과 시점이 2006년 6월~2007년 12월 사이여서 2014년 지방선거 뒤 취임한 현 시장과는 관련이 없다”며 “공무원의 불법행위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손해배상을 언급한 것에 문제가 없는지, 배상책임 대상이 되는 것인지 법적으로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