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전략연구회 개최…"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 양극화 가능성"
"외국인 근로자 확대, 임금감소 등 부정적 효과 커"


내년 상반기 심각한 고용절벽이 우려돼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고용노동부는 14일 이기권 장관과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한 '노동시장 전략연구회 연구 결과 발표회'를 열어 노동시장 변화를 진단하고 향후 정책 방향을 모색했다.

이날 '저출산·고령화 시대 노동시장 전략' 분과에서 전문가들은 "이민정책 관련 논의가 확대되고 있으나, 외국인력의 유입 및 활용에 있어 국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한 경제·사회적 비용과 편익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인구 감소만을 고려한 섣부른 외국인력 유입 확대가 더 큰 경제·사회적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분석 결과 앞으로 10년간 일부 업종에서 인력부족 현상이 나타나지만, 노동시장 전체로는 인력 초과공급이 지속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제4차 산업혁명으로 자동화에 의한 일자리 대체가 일어날 경우 인력의 초과공급으로 일자리 부족 현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재 업종 및 근로자 특성에 따라 외국인력 활용이 내국인 고용을 대체하거나 임금감소를 초래하고 있다.

특히, 여성·장년 등 노동시장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일자리 대체와 임금감소의 부정적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재외동포(F-4) 등 국내 노동시장 유입이 통제되지 않는 외국인력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취업비자 외국인의 직종·숙련수준별 관리체계 구축과 정주형 이민자의 사회통합 지원에 힘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일의 미래와 노동시장' 분과에서는 4차 산업혁명 등 기술혁신으로 인해 정형화된 일은 기계로 대체되고, 감성이나 사회적 스킬이 필요한 일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기술이 인간의 두뇌를 대체함에 따라 인공지능에 의한 화이트칼라 일자리가 감소하고, 최고급 숙련과 저숙련의 이중구조가 심화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새로운 일의 모습은 정규직의 필요성이 줄고,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는 일자리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일자리가 단기간 또는 프로젝트 형으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계약은 없거나 짧은 데다 일은 단속적으로 진행돼 고용 불안정이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기술혁신으로 산업·직업 구조조정이 상시화함에 따라 노동이동이 증가하고 소득 격차와 고용불안이 심화하나, 이를 뒷받침할 사회안전망은 취약한 상태"라며 사회안전망 강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노동시장 친화형 사회안전망' 분과에서는 근로능력이 있는 빈곤층까지 아우르는 실업부조를 도입하고, 직접적인 보험료 지원이 아닌 고용서비스 제공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결론이 제시됐다.

유럽국가 등의 실업부조는 실업급여 만료자, 청년실업자, 자영업자 등에게도 취업훈련 및 활동과 연계해 생계수당을 지원하는 제도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과 근로장려세제(EITC), 공적 부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일할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생계를 보장한다'는 원칙을 천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기권 장관은 "오늘 발표회에서 제안된 내용은 면밀히 검토해 내년에 할 수 있는 것은 당장 하고,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중장기 과제는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내년 1분기 고용시장은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되며, 내년 2월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고용절벽 가시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고용절벽의 원인으로는 ▲ 미국의 금리인상 및 보호무역기조 강화 ▲ 내년 1분기 조선업 구조조정 본격화 및 철강·건설업으로의 확대 ▲ 정년 60세 중소기업까지 확대 시행 ▲ 부정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인한 소규모 서비스업의 위축 등을 제시했다.

이 장관은 "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불확실성 해소를 통한 일자리의 성장탄력성 제고가 시급하다"며 "제4차 산업혁명, 저출산·고령화 등 메가트렌드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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