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일감 몰아주기 의혹 수사중

입찰 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입찰요청서와 다른 제품을 제안한 업체를 최종 합격 처리해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13일 정보통신공사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규격·가격 분리 2단계 평가 방식으로 진행된 원주 혁신도시 건보공단 신사옥 스튜디오 방송장비 구축사업 1차 입찰에서 A사가 낙찰을 받았으나 방송장비 제공업체 B사와의 갈등으로 14일 만에 낙찰을 취소당했다.

2차 입찰에서는 C사가 입찰요청서에 맞는 제안서를 제출했으나 특별한 이상이 없었음에도 불합격됐다.

지난 6월 3차 입찰에는 C사와 D사가 참여해 2개 사 모두 규격 심사에서 합격, 가격경쟁을 한 끝에 가격을 낮게 쓴 D사가 최종 낙찰받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D사가 제안한 주요 장비는 건보공단이 공고한 입찰요청서와 맞지 않아 통상 탈락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규격 합격 처리됐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입찰요청서 상 메인 스위처가 '미국 블랙 매직(Black Magic) 4K 스위처 + B사 소프트웨어'로 되어 있는데도 D사는 4K 영상이 지원되지 않는 낮은 해상도의 일본산 HD급 장비로 제안서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D사는 그러나 정작 건보공단에 납품할 때는 제안서 내용과는 달리 미국산 블랙 매직 스위처로 납품·설치했으나, 이 또한 원격 소프트웨어가 빠진 값싼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다수의 장비가 입찰요청서 상 규격과 맞지 않는데도 합격시켜준 것으로 알려졌다.

건보공단의 입찰요청서에는 '계약 상대자가 납품하는 시스템 기자재는 시방서 내의 내역 및 규격을 100% 만족하게 하는 정품 완제품으로 공급돼야 하며…'라고 기재돼 있다.

2차 입찰에서 불합격 처리된 C사가 3차 입찰에서 똑같은 제안서를 제출했으나, 규격 입찰에서 D사와 함께 합격한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 관계자는 "외부 평가위원들이 사업수행능력과 가격 등 종합적으로 판단해 선정한 것으로, 공단이 간여하거나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말하고 "2차 입찰에서 불합격된 C사가 똑같은 제안서로 3차 규격 입찰에서 합격한 이유에 대해서는 평가위원들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춘천지검 원주지청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원주 혁신도시 신사옥 내 스튜디오 방송장비 구축사업 입찰과 관련,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고소장이 접수됨에 따라 지난 7일 건보공단 사무실과 관련 업체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원주연합뉴스) 류일형 기자 ryu62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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