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들어 각종 특혜 의구심…국정조사 이어 특검 수사

박영수 특별검사가 파헤칠 '최순실 의료 농단' 의혹에 등장하는 성형외과 병원 김영재의원의 김영재 원장은 아직 베일에 가려진 인물이다.

김 원장을 둘러싼 의혹은 한두 개가 아니지만, 그는 한 번도 공개적으로 해명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특검이 최순실 씨의 의료 분야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김 원장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영재의원은 서울 강남구에 있는 성형외과 병원으로, 눈, 코, 얼굴 윤곽, 가슴 성형과 주름을 없애는 보톡스 시술을 주로 한다.

연예인을 포함한 부유층이 주요 고객으로 알려졌다.

최순실 씨도 김영재의원의 단골이었다.

보건복지부 자체 조사 결과, 최 씨는 2013년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이곳에서 '최보정'이라는 가명으로 무려 136차례 진료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토대로 복지부는 지난달 18일 김 원장을 진료기록부 허위작성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한 상태다.

김 원장을 둘러싼 의혹은 그가 고객인 최 씨와의 친분을 활용해 청와대 권력을 움직여 각종 특혜를 누렸다는 게 핵심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김 원장과 그의 사업은 탄탄대로를 걸었다는 게 세간의 평가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의심스러운 대목이 한두 개가 아니라는 점이다.

김 원장이 지난 7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래진료의사'에 위촉된 것부터 의혹을 낳았다.

의료계에서는 전문의 자격이 없는 김 원장이 서울대병원의 외래의사가 된 것을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본다.

서울대병원이 권력의 입김에 휘둘린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는 대목이다.

김 원장은 올해 3월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4개국 순방에 동행했다.

김 원장이 최순실 씨와의 친분에 힘입어 박 대통령에게도 접근했다는 추론이 나온다.

그가 박 대통령의 다른 해외 순방에도 여러 차례 동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원장을 둘러싼 의혹에서는 그의 부인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도 빼놓을 수 없다.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은 수술용 실인 봉합사 제조업체다.

김 원장은 부인 회사가 제조한 특수 실을 활용해 피부 주름을 없애는 '리프팅' 시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은 2014∼2015년 진행한 리프팅 실 임상시험으로 구설에 올랐다.

박 대통령 자문의를 지낸 세브란스병원 교수가 임상시험에 참가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중소 의료기기업체의 임상시험에 정상급 대학병원 교수가 참가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의 봉합사 연구개발 과제가 정부 지원금 15억원을 타낸 것도 특혜 의혹을 낳았다.

이 과제에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참가한 정황도 드러났다.

박 대표는 작년 9월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수행한 경제사절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김 원장을 둘러싼 의혹은 현 정부 들어 그가 부인과 함께 각종 특혜를 누렸을 것이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국민적 관심이 쏠린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도 무관하지 않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은 행적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7시간 동안 청와대에서 의료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김 원장이 박 대통령에게 수면을 유도하는 약물인 프로포폴 처방을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원장 측은 세월호 참사 당일 병원 문을 닫고 골프장에 갔다고 해명했지만, 병원 기록에는 20㎖짜리 프로포폴 1병을 사용한 것으로 돼 있어 의문이 증폭됐다.

의문투성이인 김 원장은 곧 베일을 벗을 가능성이 크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16일 김영재의원을 현장 방문할 예정이다.

특위의 현장 방문 장소에는 최순실 씨가 자주 찾은 차움의원과 청와대 대통령 경호실도 포함돼 최 씨의 의료 농단과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을 정조준하고 있다.

김 원장은 박영수 특검의 고강도 수사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박 특검은 2일 기자들과 만나 "알려진 대로 대통령이 아무 주사나 맞았다면 엄청난 문제"라며 최 씨의 의료 농단 의혹을 파헤칠 것을 예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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