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에 '권력 핵심' 어떻게 작용했는지 규명

검찰이 11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아직 규명되지 않은 핵심 의혹을 밝히는 것은 온전히 박영수(64·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의 몫이 됐다.

박 특검팀은 검찰이 마무리 짓지 못한 수사를 보완하는 한편 수사가 덜 된 '미지의 영역'을 파헤쳐야 한다.

대표적인 의혹이 바로 박근혜 대통령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이번 사태에 깊숙이 개입하거나, 큰 그림을 알고도 묵인한 권력 핵심에 대한 직접 수사다.

박 특검팀은 특히 박 대통령의 제삼자 뇌물 혐의를 집중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순실(60)씨 부탁을 받고 대기업들을 압박해 최씨가 실질적으로 장악한 미르·K스포츠 재단 등에 수백억원을 출연토록 했다는 게 골자다.

삼성그룹이 최씨 모녀에게 명마 등 수십억대의 별도 지원을 하고, 그 대가로 국민연금을 움직여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성사시킨 의혹도 뇌물성 규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박 대통령이 불법 미용 시술 등을 받고 병원 측에 특혜를 주거나, 최씨 등이 대통령을 위해 주사제를 대리 처방받은 의혹 역시 밝힐 대목이다.

이는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의 7시간 미스터리' 해소와도 연결될 수 있어 큰 파문을 몰고 올 수도 있다.

특검팀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수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 전 수석은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알고도 방기한 혐의(직무유기)로 입건된 상태다.

특히 우 전 수석의 장모와 최씨가 골프 회동을 한 사실이 드러나 특검은 최씨가 우 전 수석을 민정수석실에 앉히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게 아닌지를 들여다볼 전망이다.

우 전 수석의 경우 현재 소재가 불명확해 강제수사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014년 10월께 문화체육관광부 1급 공무원 6명의 일괄 사표를 받으라고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역시 특검이 풀어야 할 의혹이다.

최씨를 모른다고 주장해온 김 전 실장은 최근 국회 국정조사에서 그를 안다고 말을 바꿨다.

특검은 그간 김 전 실장이 청와대에서 내린 각종 지시 중 최씨의 입김이 닿은 부분이 얼마나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bang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