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농, 12시간 밤샘 대치 풀어…농민 150여명은 관광버스로 이동

경찰이 2차 상경투쟁에 나선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봉준투쟁단'의 트랙터 상경을 일부 허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전농은 12시간에 걸친 밤샘 대치를 풀고, 트랙터 1대만 개별적으로 서울 방향 이동을 시작했다.

전농 투쟁단은 9일 경기도 수원 종합운동장 인근에 경찰과 대치하고 있던 트랙터 중 1대를 다른 집회 차량과 무리짓지 않고 개별 이동하는 것을 조건으로 상경을 시작했다.

또 인근에 모여있던 농민 150여명은 버스 4대를 대절, 서울로 향했다.

경찰은 전날에도 트랙터 6대가 개별적으로 이동한다면 상경을 막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나, 전농은 수원과 평택 등에서 진입이 차단돼 있는 나머지 트랙터 9대도 풀어달라며 종합운동장 인근에서 경찰과 밤샘 대치했다.

전농 관계자는 "일단 오늘 탄핵안 의결 전에 국회에 도착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트랙터 1대만 상경하기로 했다"며 "종합운동장 근처에 세워둔 트랙터 5대는 그대로 놓고 간다"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트랙터 6대를 10분 간격으로 이동하면, 상경을 허용한다고까지 물러섰으나, 농민들은 6대 모두 500m 간격을 두고 이동시키겠다고 맞서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한때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전날 전농이 몰고 온 트랙터는 모두 17대로, 5대는 평택시청에, 9대는 종합운동장을 비롯 수원 곳곳에 세워져 있으며 2대는 농민이 몰고 귀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종합운동장 인근에 3개 중대 270여명을 배치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새벽부터 1번 국도 서울 방향 3개 차로 중 2개 차로가 상경투쟁단과 경찰에 막히면서 한때 출근길 정체가 빚어졌다.

대치를 풀고, 농민들이 상경하면서 경찰은 주차된 트랙터를 도로변으로 옮기고 통행을 재개하기로 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농민들은 전날 오후 9시께 수원역에서 새누리당 경기도당까지 행진한 뒤 첫날 상경투쟁 일정을 마무리하고, 둘째날인 9일 오전 안양을 거쳐 서울 국회로 향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농민들은 전날 오후 9시 30분께 북문로터리에서 돌연 계획을 변경, 트랙터 6대를 앞세워 상경을 시도했다가 종합운동장 근처에서 경찰에 막혀 대치했다.

농민들은 오전 중 국회로 이동한 뒤 10일 서울역 앞과 광화문광장에서 각각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는 전국농민대회와 범국민대회를 열 예정이다.

(수원연합뉴스) 최해민 강영훈 기자 goa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