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행동, 국회 광장서 시국토론회 추진…불허하면 여의도 인근 집회
새누리당 의원 지역구 사무실 동시다발 1인 시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8일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다양한 단체와 시민들이 국회가 있는 여의도 인근에서 잇따라 집회를 열며 총력전을 벌인다.

특히 이날 야3당이 발의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면서, 가결정족수 200명을 채우기 위해 여당을 향한 시민들의 직접 압박 수위도 한층 높아지는 양상이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7시 국회 본관 광장 앞에서 유권자 시국대토론회를 추진하고 있다.

퇴진행동은 전날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공문을 보내 이날과 이튿날까지 국회 광장을 개방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세균 국회의장 측은 탄핵소추안에 대한 표결이 진행되는 9일 국회 전면 개방 문제와 관련, 경내 개방은 불허하되 국회 정문 앞에서 시위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8일 밝혔다.

김영수 국회 대변인은 이날 연합뉴스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국회의원의 자유로운 의사 결정에 지장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 "국회 경내 집회는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나 "국회 100m 내 집회·시위 금지 규정을 한시적으로 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 경우 국회 정문 앞에서 집회·시위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현재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단 오늘 오전까지 확답을 주기로 한만큼 국회의장의 결단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퇴진행동은 만일 광장 개방이 불허될 경우 국회 인근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국민은행까지 행진할 계획이다.

촛불시민연대와 국회시민정치포럼, 야당 의원들도 이날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시국대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탄핵을 반대하거나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고 있는 새누리당 의원들에 대한 직접 압박도 시작됐다.

퇴진행동은 '박근혜 즉각 퇴진! 응답하라 국회!'온라인 비상국민행동'을 추진하며 여당 의원을 향한 직접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퇴진행동은 이날 오전부터 전국 새누리당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탄핵을 촉구하는 동시다발 1인시위를 하고 그 인증사진을 올리도록 시민들을 독려하고 있다.

홈페이지(http://wouldyouparty.org/events/5)에는 원유철(경기 평택시갑), 김선동(서울 도봉구을), 김성태(서울 강서구을), 김재경(경남 진주시을) 의원 등의 사무실 앞에서 찍은 인증샷이 올라오고 있다.

서울대 교수들도 행동에 나섰다.

'국회의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서울대 교수 일동'은 이날 오전 서울대 4·19 기념탑 앞에서 2차 시국선언을 하며 정치권을 압박했다.

이들은 "국회가 더 나은 대한민국을 향한 첫걸음으로 탄핵소추안을 흔들림 없이 처리할 것을 촉구한다"며 "특히 새누리당이 탄핵 표결에 집단으로 반대한다면 국민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교수 791명이 선언한 이 시국선언문은 이날 오전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게 팩스로 전달됐다.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졸업생과 학생 1천121명도 시국선언을 했다.

이들은 "참담한 현실을 만든 주범은 박근혜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이미 드러난 진실만으로도 박근혜는 대통령일 수 없고 더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어서는 안 된다"며 국회의 탄핵안 가결을 촉구했다.

문화예술인 단체인 '박근혜 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도 이날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퇴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문화예술인 감시와 블랙리스트 작성 등으로 문화예술을 유린하고 시민들의 존엄과 가치를 박탈한 박 대통령은 탄핵 절차 뒤에 숨지 말고 즉각 퇴진해야 한다"며 "문화예술인에 대한 검열과 탄압을 자행했던 박근혜 정권의 불법적인 행적에 대해 엄정한 조사가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문화예술 불법 검열 행위와 감시 체제를 구축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명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도 대통령과 함께 즉시 퇴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흡연자커뮤니티 '아이러브스모킹'도 이날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고 담뱃세는 인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숱한 반대에도 '불도저식' 담뱃세 인상을 강행한 배후와 배경에 대해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며 "담배 과세정책 등의 금·흡연정책은 흡연자 단체의 의견을 모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회견뒤 '박 대통령 꼭두각시'를 조정하는 최순실씨가 서민을 짓밟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 밖에 전국언론노조와 공공운수노조 등 노동계도 이날 오후 국회 인근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박 대통령 퇴진을 위해 국회를 압박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채새롬 최평천 기자 2vs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