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부품 많아지는 고급차종,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 해법"
이만우 한국바스프 스페셜티사업부 사장(57·사진)은 “점점 높아지는 글로벌 자동차 연비 기준을 맞추기 위해 튼튼하면서도 가벼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많이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7일 기자와 만나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등 기술 발달로 자동차에 전장 부품을 많이 쓰는 추세지만 연비 규제는 계속 강화돼 차량을 얼마나 가볍게 만들 수 있느냐가 완성차업체들의 큰 고민”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연료탱크나 범퍼 등을 금속 소재로 제작했지만 요즘은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대체됐다”며 “최근에는 과거 금속 소재를 이용한 연료 펌프나 차체 프레임(뼈대)까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바스프는 세계 최대 화학기업 중 하나인 독일 바스프의 한국 법인으로, 국내에 7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장이 맡고 있는 스페셜티사업부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강도나 내열성을 높인 고기능성 특수 소재를 담당한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강도가 철강이나 알루미늄 합금 수준으로 높고 무게가 가벼워 자동차 부품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바스프의 글로벌 자동차부품 매출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6.7%씩 늘어났다. 같은 기간 자동차 시장 성장률(연평균 2.8%)을 크게 앞선다.

이 사장은 “각종 안전·편의사양이 많이 들어가는 고급차일수록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많이 써 연비를 끌어올린다”고 설명했다. 제네시스 EQ900에는 현대자동차의 일반 차량보다 세 배 이상 많은 20여종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바스프는 현대차가 지난 9월 파리모터쇼에서 선보인 레이싱 콘셉트카 RN30에도 다양한 고기능성 소재를 공급했다. 전면부 공기 흡입부인 펜더, 엔진·기어박스 등 기존에 금속 소재를 쓰던 부품들을 플라스틱으로 대체했다.

이 사장은 “바스프는 세계 최대 규모 화학업체로서 고객사가 원하는 다양한 소재와 설계 노하우를 가진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LG화학을 거쳐 1989년부터 한국바스프에서 일하고 있으며 화학사업부문장(사장)을 지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