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주 IC '불통'…"코 앞인데…20~30㎞ 돌아가야"
원주기업도시 요로에 탄원…가처분 신청 법률검토도

'이익에만 급급한 기업 횡포 규탄한다' '서원주 IC 미개통·본선 개통 무효'

광주~원주 간 제2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된 지 한 달이 가까운 6일 오전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서원주 IC 앞은 드나드는 차가 없어 을씨년스런 분위기 속에 IC 개통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만 곳곳에 내걸려 있다.

새 아스팔트 위에 그려진 노란색 중앙선과 하늘색 하이패스 전용차로 도색이 선명하다.

IC 톨게이트 위 전광판에는 빨간색으로 '차로 폐쇄' 'X' 글자가 새겨져 차량의 진입을 막고 있다.

왕복 4차선 새 도로 바닥에는 주황색 플라스틱 바리케이드들이 버티고 있다.

'서울~원주 54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기대감에 부풀었던 원주기업도시와 한솔오크밸리, 원주 지역 주민 등은 어이없는 사태에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이미 10개 기업이 입주하고 23개 기업이 입주계약을 체결한 원주기업도시는 제2영동고속도로 개통을 학수고대해왔다.

그러나 난데없는 '서원주 IC 미개통 사태'로 크게 당황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서원주 IC가 정상적으로 개통됐을 경우 불과 3㎞ 거리인 제2영동고속도로를 타기 위해 북원주·남원주·원주·문막IC 등을 이용함으로써 20㎞ 내외의 지방도로를 우회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유치의 봄날'은 커녕 내년 봄 공장 건물 착공에 들어갈 예정인 2개 기업도 일정을 연기할 판이다.

제2영동고속도로 개통 등 좋아지는 교통여건을 내세워 입주기업을 유치한 기업도시 측은 물류비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입주기업들로부터 심한 압박을 받고 있다.

'서원주 IC가 조속히 개통되지 않으면 원주기업도시 사장을 고발하겠다'는 뼈있는 농담이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다.

이에 원주기업도시는 이번 주 중 총리실·감사원 등 관계 요로에 탄원서를 제출키로 하는 등 몸부림을 치고 있다.

서원주 IC 개통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위한 법률검토도 의뢰해놓고 있다.

유재원 원주기업도시 대표는 "입주기업들이 대부분 수출기업으로, 시간과 거리가 생명인데 큰 비용을 들여 고속도로를 개통하고도 운영비 때문에 IC를 안 연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공익을 위해 우선 개통하고 운영비 부담문제는 계속 협상해나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서원주 IC와 가까운 원주 대표 리조트인 오크밸리도 서원주 IC 미개통으로 이용객들이 동양평IC나 원주 IC 등을 이용해야 해 20~30분이 더 소요되고 있다.

오크밸리 관계자는 "제2영동고속도로 개통으로 '더 가까워진 오크밸리'를 자랑했는데 IC가 뚫리지 않아 답답하다.

회원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원주시 지정면 이장협의회 등 자생단체와 주민들도 지난달 28일 원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원주IC가 개통되지 못해 이용객 불편과 지역경제 침체는 물론 기업도시마저 발전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운영비 부담 주체 논란을 떠나 공공 목적으로서의 본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조속히 개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공익은 그 어떤 사익보다 우선돼야 한다"며 "개통 지연 사태가 지속할 경우 대책위 구성 등을 통해 더욱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경고했다.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과 강원도 원주시 가현동을 잇는 광주~원주 간 제2영동고속도로는 총연장 56.95㎞, 폭 23.4m 왕복 4차로로 1조5천978억 원을 투입, 2011년 11월 착공해 지난달 11일 개통됐다.

원주시는 지난 2012년 광주~원주 제2영동고속도로 건설 계획에 서원주IC 건설을 포함하면서 사업시행자인 제이영동고속도로㈜와 건설비용 275억 원과 연결도로인 군도 7호선 확장 비용 303억 원 등 578억 원에 향후 30년간 매년 8억 원씩 총 240억 원의 운영비용까지 부담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원주시는 IC 건설비용과 연결도로 확장 비용을 투입한 상황에서 개설 후 국토교통부에 기부채납되는 IC 운영비까지 추가로 떠맡는 것은 불공정한 계약이라며 문제를 제기했고, 원주시의회도 의회 동의 없이 이뤄진 하자 있는 계약이라며 원천무효를 주장하고 나서면서 IC 개통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제이영동고속도로 관계자는 "서원주 IC 공사는 거의 완료돼 오는 20일께 준공검사 등 행정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운영비 관련 협약이 매듭지어지지 않으면 개통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연합뉴스) 류일형 기자 ryu62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