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기업은 스펙보다 문제 해결 능력 중시하죠"
“한국 대학생들은 취직을 준비하면서 무조건 특정 프로세스만을 따라 해야 직장에 들어갈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업에서 이런 걸 원할 것’이란 생각의 틀에 스스로를 너무 가둔다는 느낌이 들어요.”

최근 서울 한남동 한독상공회의소 사무실에서 만난 바바라 촐만 한독상공회의소 사무총장(사진)은 “‘스펙 따기’란 말을 한국 와서 처음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독일 기업은 구직자의 학력 또는 배경보다 본인의 적성을 활용한 문제 해결 능력과 팀워크, 인턴십 경험을 중시한다”며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의 진취적인 자세와 본인이 지원한 업무를 위해 어떻게 준비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독상공회의소는 지난 11월 바이엘과 바이어스도르프, 한국트룸프, 티유브이라인란트 등 독일 네 개 대기업과 함께 한양대 서강대 한국외국어대에서 공동 취업설명회를 열었다. 한독상공회의소가 이 행사를 주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공동 채용설명회 때 학교마다 50~100여명의 학생이 와서 매우 구체적으로 원하는 분야에 대해 질문했다”며 “학생들의 열기가 뜨거웠고, 채용설명회에 참가한 기업 반응도 매우 좋았다”고 전했다. 한독상공회의소는 내년부터 상·하반기마다 기업 공동 채용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참여 기업 및 대학 수도 늘릴 계획이다.

2013년부터 한독상공회의소에서 근무한 촐만 사무총장은 “독일에서는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직접 대학을 돌며 채용설명회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각자 원하는 기업의 인턴십, 경력직 충원 등 공고를 직접 찾는다”고 말했다. “한국에 와 보니 독일을 알아야 한다는 말은 엄청 많이 들었는데, 정작 독일 기업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었어요. 기업 간 거래(B2B) 회사가 많아서 그럴 겁니다. 하지만 바이엘이나 바이어스도르프 같은 회사도 잘 모르는 건 좀 의외였어요. 바이어스도르프는 ‘화장품 브랜드 니베아의 모기업’이란 말을 듣고 나서야 다들 고개를 끄덕이죠.”

촐만 사무총장은 한국 취업준비생들에게 “독일계 기업 취업을 원한다면 어학 점수를 높이는 것보다 자신의 어학 실력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얼마나 잘할 수 있을지 돌아봐야 한다”며 “독일 문화를 미리 공부해 두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