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계성고 터 등 유력 후보지 3곳…시설 노후 등 문제점 노출

지난달 30일 발생한 큰불로 점포 679곳이 잿더미로 변한 대구 서문시장 4지구 상인들을 위한 대체상가 찾기가 난항을 겪고 있다.

상인들은 화마에 전소된 기존 상가를 대신하는 곳에서 하루라도 빨리 장사를 다시 시작하고 싶지만, 대체 상가로 거론되는 곳들이 시설 노후 등 문제점을 노출해 속만 태우고 있다.

4일 중구청 등에 따르면 현재 대체 상가로 검토 중인 곳은 옛 롯데마트 내당점, 서문시장 주차빌딩, 옛 계성고 터 등 3곳이다.

이 가운데 옛 계성고 터는 서문시장 바로 옆에 있는 데다 다른 지구 상인들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꼽혔다.

그러나 이날 오전 4지구 상인 등이 이곳을 직접 살펴본 결과 "시설이 낡아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중구청 측은 "계성고 건물이 낡고 협소해 상인들이 이 곳에서 장사를 할 경우 하중 등 문제로 또 다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냉난방 시설 등에도 문제가 있어 많은 상인들이 낙담했다"고 말했다.

옛 롯데마트 내당점의 경우 상인들이 곧바로 입주해 장사를 할 수 있는 내부 여건을 갖췄지만 서문시장에서 거리가 멀고, 주차빌딩을 다른 지구 상인들과 함께 써야 하는 점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화재 피해 상인들로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5일 대책회의를 열고 대체 상가 선정과 관련한 의견을 모아 중구청에 전달할 예정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피해 상인들 의견을 최대한 수렴한 뒤 안전성 여부 등을 따져보고 대체 상가를 결정할 방침이다"며 "하루라도 빨리 상인들이 삶의 터전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4지구 건물 동북편쪽 32개 점포 상인들은 화재 발생 후 59시간 만에 불이 완전히 꺼진 사고현장을 찾았다.

상인들은 경찰과 소방 관계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불에 타다 만 금고 등을 발견해 되찾아 갔다.

중구청은 2주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화재 감식결과가 나오는 대로 불에 탄 4지구 건물 철거에 나설 예정이다.

(대구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su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