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산정 방식 차이…우리나라 유독 불신 커"

최근 잇따르는 대규모 집회를 두고 경찰과 주최 측이 추산한 참가 인원 차이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외국에서도 유사한 논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대다수 국가에서 쓰는 집회 참가 인원 추산 방식은 페르미(Fermi)·제이콥스(Jacobs) 등 2가지다.

한국 경찰이 쓰는 페르미 방식은 일정 면적 당 수용 가능한 인원에다가 전체 집회 면적을 곱해 인원을 추산한다.

이 방식은 일본·독일·이탈리아·브라질·러시아 등지에서 사용한다.

2015년 8월 일본에서 열린 안보법 반대 시위 때 현지 경찰은 참가 인원을 3만3천명으로 추산했지만, 주최 측은 12만명이라고 봤다.

경찰과 주최 측 추산 인원이 무려 4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는 주최 측이 집회 도중에 들어오거나 빠진 사람, 현장에 잠시라도 머문 사람 등 모두를 포함한 연인원을 집계한다.

하지만 경찰은 순간 최대 참석 인원을 기준으로 추산한 데서 비롯됐다.

전체 집회 면적을 1인당 사용 면적으로 나눠 인원을 추산하는 제이콥스 방식은 미국 LA, 대만 등지에서 사용한다.

최근 LA에서 열린 한 '반(反) 트럼프 집회' 때 경찰은 참석 인원을 8천명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일부 현지 언론에서는 사진 분석 등을 근거로 2만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014년 3월 말 대만에서 열린 대만-중국 무역 조약 반대 집회 때 경찰은 참석 인원을 11만6천명으로, 주최 측은 50만명으로 추산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처럼 산정 방식 차이 등으로 경찰과 주최 측이 추산한 집회 인원 사이에 차이가 크게 나 논란거리가 되자 홍콩·이탈리아 등지에서는 경찰이 추산 인원을 아예 공개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측은 "경찰과 주최 측이 추산한 집회 참가 인원에 차이가 나는 건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현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인원을 추산하는 주최 측과 일시 최대 인원을 산정하는 경찰 측 수치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경찰이 인원을 축소 발표한다는 논란이 계속되고 불신도 깊어 이를 해소하려고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k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