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종민·이용훈·신성철 교수…구성원 소통에 적임

차기 KAIST 총장이 12년만에 다시 내부에서 선출된다.

2일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 따르면 KAIST 총장후보선임위원회는 이날 총장후보자 심사위원회를 열어 경종민(63)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신성철(64) 물리학과 교수, 전기및전자공학부 이용훈(61) 교수(가나다 순) 등 3명의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했다.

경종민 교수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KAIST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전국 대학을 지원하는 반도체설계교육센터 소장, 교수협의회 회장 등을 지냈고 현재 글로벌프론티어 사업단장으로 재직 중이다.

지난달 3일 교수협의회 회원 투표(560명 중 493명 참여, 투표율 88%)를 거쳐 교수협 추천 후보로 선정됐다.

총창후보발굴위원회가 추천한 신성철 교수는 서울대 응용물리학과를 졸업하고 KAIST 고체물리학과 석사와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KAIST 부총장, KAIST 나노과학기술연구소 초대소장, 한국자기학회 회장, 한국물리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현재 DGIST 총장직을 맡고 있다.

신 교수의 도전은 이번이 네번째이다.

2004년 처음 KAIST 제12대 총장에 도전했지만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러플린(Robert E. Laughlin) 총장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2010년 교수협 추천으로 KAIST 총장 후보에 올랐으나 서남표 총장에 패했다.

2년 뒤 다시 총장직에 도전했지만,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초대 총장으로서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않고 지원했다는 점 때문에 도덕성 문제가 불거지자 스스로 후보직을 사퇴했다.

이번에는 아예 DGIST 총장으로서의 임기 2년여를 앞두고 총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 교수는 지난해 2월 DGIST 2대 총장으로 연임됐지만, 임기를 2년만 채우고 내년 2월 퇴임하겠다고 이사회에 밝혔다.

사전에 논란이 이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 교수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내년이 정년이어서 연구자료도 정리하고 랩도 돌보기 위해 모교인 KAIST로 돌아가기로 했다"며 "2년만 더 하기로 한 것은 이미 지난해 연임 당시 이사회와 합의한 사항으로, KAIST 총장에 지원하려고 의도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용훈 교수도 교수협이 추천한 후보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기술 창업지원단장, 공과대학장, 교학부총장 등 보직을 역임했다.

후보자 모두 KAIST 현직 교수로, 내부 인사가 총장으로 선출되는 것은 12년만이다.

초대 이주천 원장 시절부터 11대 총장에 이르기까지 3명을 제외하고는 내부 인사가 총장으로 선임됐지만 2004년 러플린에 이어 서남표, 강성모 총장에 이르기까지 외부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인사가 총장으로 임명돼 왔다.

하지만 교수들과의 불화로 러플린 전임 총장이 중도 하차한데 이어 서남표 전 총장도 강도 높은 개혁 정책 등으로 구성원들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자진 사퇴하는 등 굴곡을 겪었다.

KAIST 내부에서는 외부인 총장 선임 이후 일방통행식 불통에 의한 잡음이 불거지면서 교수들 간 화합을 다질 수 있는 내부 인사가 총장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KAIST 한 관계자는 "학사제도 개혁은 어느 정도 이뤄진 만큼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수장이 되는 것이 소통에 더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사회는 내년 1월 임시이사회를 열어 후임 총장을 선임한다.

강성모 현 총장의 임기는 내년 2월 22일까지이다.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j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