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구인장 신속 집행…현기환, 휠체어 타고 법원 출석
검찰 "중대한 범죄 혐의 추가 포착, 복잡한 심경 고려"


지난달 30일 오후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되기 직전 자해를 해 병원으로 옮겨진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구속전 피의자 심문이 1일 오전 시작됐다.

부산지법은 현 전 수석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이날 오전 10시 30분 시작했다.

당초 현 전 수석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2일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검찰이 지난달 30일 오후 극단적인 선택을 한 현 전 수석의 복잡한 심경을 고려해 법원에 일정을 당겨 달라고 요청했고 법원이 받아들인 결과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 40분께 입원실에 있던 현 전 수석을 상대로 구인장을 집행했고, 현 전 수석은 의료진과 함께 법원으로 이동했다.

현 전 수석은 휠체어에 타고 링거를 꽂은 상태로 오전 10시 23분쯤 부산지법에 도착해 심문실로 향했다.

현 전 수석의 자해로 당초 2일로 예정됐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늦어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검찰의 요청으로 되레 하루 앞당겨 열리게 됐다.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 검사는 "구속영장에 쓴 범죄사실과 다른 중대한 범죄 혐의 단서가 포착됐고 현 전 수석이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여서 신변 보호 필요성이 있어서 의사와 상의해 구인장을 신속하게 집행했다"고 말했다.

현 전 수석이 엘시티 시행사 실질소유주인 이영복(66·구속기소) 회장에게서 30일 구속영장에 기재된 수억원의 금품 외에 뇌물로 의심되는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검찰이 추가로 포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김상윤 부산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된다.

뇌물사건과 정치자금법 위반이라는 사건 특성 때문에 심리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현 전 수석의 구속여부는 1일 밤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검은 지난달 30일 오후 현 전 수석이 엘시티 시행사 실질 소유주인 이영복(66·구속기소) 회장으로부터 수억원대의 검은 돈을 받은 것으로 보고 뇌물수수와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 전 수석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30분 전인 지난달 30일 오후 6시 30분께 부산 시내 한 호텔방에서 손목을 자해해 피를 흘린 채 발견됐다.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osh998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