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세균서 'mcr-1' 발견, "항생제 처방 시 유의해야"
카르바페넴 내성균 검출 건수도 매년 증가세


'최후의 항생제'로 불리는 콜리스틴에도 내성을 보이는 박테리아 유전자가 국내 장내세균에서도 발견됐다.

의사의 병 치료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이 유전자는 다른 세균으로 쉽게 퍼져 나갈 수 있어 공중보건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 이후 민원의뢰 및 실험실 감시사업으로 수집된 장내세균 9천300주를 검사한 결과, 콜리스틴 항생제 내성에 관여하는 유전자 'mcr-1' 3주를 발견했다고 30일 밝혔다.

병원에서는 난치성 내성균 감염에 카르바페넴을 처방하고 이 항생제에 내성을 보일 경우 독성이 강하다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콜리스틴을 처방하는데, 콜리스틴에까지 내성을 보이면 추가로 쓸 수 있는 항생제가 거의 없다.

mcr-1 유전자는 세포 내 플라스미드에 존재한다.

세포 내 염색체와는 별개로 존재하면서 독자적으로 증식할 수 있는 플라스미드에 있다는 뜻은 복잡한 돌연변이와 진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다른 세균으로 쉽게 퍼져 나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국내에서 mcr-1이 발견됨에 따라 일선 병원에서는 카르바페넴 처방이 효과가 없을 때 콜리스틴 사용하는데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mcr-1 내성균은 동물 감염 세균에서 발견되다가 지난해 중국에서 처음으로 사람에서 발견됐다.

이후 미국과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잇따라 발견됐으며, 세계보건기구(WHO) 범미보건기구와 유럽 질병관리본부가 각각 역학주의보와 긴급 위기 메시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mcr-1는 항생제를 대량으로 쓰는 가축 사육 과정에서 생겨나고 사람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정확한 증거가 나오지는 않았다.

국내에서는 지난 8월 가축 장내세균에서도 mcr-1 유전자가 발견된 바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향후 mcr-1 유전자 보유 플라스미드 유전체를 분석하고 확인 진단법을 확립하는 등 실험실 감시를 계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mcr-1 내성균은 이번에 처음 발견됐지만 카르바페넴 내성 장내세속균종(CRE) 감염 건수는 매년 늘고 있다.

2014년에는 2천154건이었으며, 올해는 3천 건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월 부산 한 대학병원에서 CRE 감염환자가 3명 발생하는 등 전국 의료기관에서 CRE 검출 보고가 올라오고 있지만, 전파성이 강해 정확한 감염 경로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withwit@yna.co.kr